법관‧법학교수‧로펌 명단을 채우는 건 ‘남자’?⑰ 로스쿨에서 본 사회 ※ 2016년 는 새로운 페미니즘 담론을 구성하기 위하여, “한국에서 젊은 여자로 산다는 것”을 주제로 청년여성들의 기록을 연재합니다. 이 기획은 한국여성재단 성평등사회조성사업 지원을 받습니다. Feminist Journal ILDA 나는 똑똑했다 우리 사회 안에서 성적은 권력이자 차별의 근거이기도 했기 때문에, 어른이 되고 나서는 이에 대해 언급을 삼가고 살아왔다. 그렇지만 사실대로 말하자면 나는 공부를 잘했다. 내 기억이 시작하는 시점부터 공부를 잘했다. 좋은 성적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했지만, 한 학기에 두 번 정도 보는 시험을 위해서 잠시 동안 바짝 공부를 하는 것 자체는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도 남자가 앞서나가야 ..
법의 판단에 ‘정답은 없다’ 사람들의 뇌리에는 헌법재판소가 정의롭고 사리에 맞는, ‘절대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암암리에 내재돼있다. 그러나 의 저자 김두식씨의 생각에 따르면, 이같은 믿음은 그릇될 뿐만 아니라 어떤 경우 매우 위험하기까지 하다. 그는 법적 판단에 있어, ‘정답은 없다’고 단호히 말한다. 저자는 이현세의 만화 에 대한 판결문을 예로 들면서, 법원의 판결문 역시 ‘일반 보통인의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 ‘성적 도의관념’, ‘건전한 사회통념’과 같은 가상적이고 애매모호한 개념에 의지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음란’이라는 개념 자체가 ‘살인’이나 ‘강간’보다 훨씬 더 뜻을 정확히 알 수 없는 단어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식적으로 법은 ‘절대적인’ 판결을 내려주는 존재로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