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하의 딸을 만나러 가는 길 (33) [연재 소개] 이혼을 하면서 두고 온 딸은 그녀에게는 늘 어떤 이유였다. 떠나야 할 이유, 돌아와야 할 이유, 살아야 할 이유……. 그녀는 늘 말한다. 딸에게 하지 못한 말이 너무 많다고. 은 딸에게 뿐만 아니라 이 땅의 여성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윤하의 고백이 될 것이다. www.ildaro.com 목도리밖에 뜰 줄 모른다 했는데, 그렇다고 내가 목도리만 떠본 건 아니다. 중학교 방학숙제로 벙어리장갑을 뜨기도 했지만, 짝짝이 손가락에 무늬도 서로 맞지 않아 실망한 뒤로 장갑은 다시 뜨지 않았다. 지난주에 뜨던 목도리는 모자를 풀러 뜬 것이어서 길이가 너무 짧아, 이번에도 완성하지 못한 채 다시 밀쳐놓고 말았다. 그러고 보니, 조끼를 뜬 적도 있다. 아이를 낳은 바로 ..
‘육체 페미니즘’이 말하는 ‘몸’ 이야기 추은혜의 페미니즘 책장(9) 「뫼비우스 띠로서 몸」 www.ildaro.com 다시 이맘때가 돌아왔다. 크리스마스 이후 이미 한 해가 끝나버린 느낌을 가득 안고 남은 한 주를 보내다보면 어느덧 새해가 시작 된지도 며칠이 지나 있는 그런 시기. 분명 그 며칠 전의 나와 오늘의 나는 그다지 달라질 것도, 어딘가 많이 변해있는 것도 아닐 텐데 으레 사람들은 이맘 때 서로에게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가짐, 결심, 계획 등을 인사로 묻곤 한다. 사실 매 순간 몇 개의 세포가 무수히 죽고 또 태어나고 하는 생물학적 관점에서만 보면 우리는 항상 변하고 있고, 무언가를 기억하고 망각하고 있으며 결국 변하지 않는 것 같으나 동시에 변하고 있는 존재다. 그러한 속성으로 인해서 어느 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