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짧은 여자, 조재] 엄마와 딸, 그 복잡한… 지하상가 입구, 열이 오른 피부를 찬 공기가 확 집어삼키면 괜히 마음이 조급해진다. 오늘은 어떤 손님들이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나는 무슨 대답을 해줄 수 있을까. 5월부터 원래 하던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타로샵에서 일하게 됐다. 타로를 매개로 하는 ‘상담’에 무게를 두고 단체를 운영하고 계신 대표님께 타로를 배운지 거의 6개월만의 일이다. 샵을 오픈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손님이 찾아왔다. 친구처럼 다정한 모녀였다. 딸의 고민을 주제로 이미 두 사람이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기분전환 겸 타로를 보러 온 모양이었다. 고등학생인 딸은 뚜렷한 목표가 있지만 성적이 오르지 않아 고민이 많았다. 카드를 펴보니 역시나. 카드 10장 중 무려 4장이 마음이 답답하..
가난은 여성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여성빈곤이 드러나지 않는 이유 ※ 세상을 바라보는 20~30대 페미니스트들의 관점과 목소리를 싣는 ‘젠더 프리즘’ 칼럼입니다. 필자 완두님은 ‘동행동’ 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동행동’은 여성들이 처한 현실과 연대의 순간을 기록하며, 일상의 실천과 변화로 페미니즘을 만나는 모임입니다. * 페미니스트 저널 나는 20대 후반 30대 초반의 두 비혼 여성과 서울에서 살고 있다. 자매인 두 여성 중 디자이너인 A는 집에서 1인 사업을 하고 있고, B는 여러 번 이직을 하다가 현재는 틈틈이 들어오는 일로 생계를 유지하며 몇 개월 째 구직중이다. 나 역시 현재는 정기적인 소득이 없는 상태다. ▶ 우리집 공용 달력: 생활비를 절약하려고 일자별 현금 1만원을 달력에 붙여놓고 해당 날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