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가 지배한 이태원, 그곳을 살아낸 여성들다큐멘터리 영화 을 만든 강유가람 감독 인터뷰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온 지 얼마 되지 않을 무렵, 이태원을 처음 갔을 때가 생각난다. 이태원은 딴 세상에 온 것처럼 즐거운 해방감을 누릴 수 있는 신기한 곳이었다. 내게 이태원은 늘 그런 곳이었다. 좀처럼 볼 수 없는 걸 볼 수 있고, 만날 수 있고, 먹을 수 있는 독특하고 신기한 동네. 그리고 열정이 넘치는 젊은이들로 가득한 동네. 작년 언젠가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 이태원에서 살아온 세 여성의 이야기”라는 다큐멘터리 소개 글을 보았을 때, 관심이 갈 수밖에 없었다. 내가 아는 이태원과 선뜻 연결되지 않는 ‘나이 든 여성’들 이야기라니 말이다. ‘이 영화를 봐야 하는데…’ 말을 읊조리기만 하면서 아쉽게도 ..
을지로 재개발 현장에서 ‘여성’의 목소리를 듣다을지로 보존 활동을 펴고 있는 인터뷰 “여성의 존재가 드러나지 않았을 뿐, 을지로에도 여성들의 역사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 흔적이 사라지기 전에 그들의 역사를 기록을 하고 싶어요.” (범을지로여성연대) 충무로 역부터 을지로3가까지 신성상가, 삼풍상가, 청계상가, 세운상가로 이어지는 길의 골목골목엔 공구, 금속, 조명, 타일, 벽지 등의 가게들이 가득하다. 제조 산업의 메카라고 불리는 을지로. 처음 그곳을 떠올렸을 때 연상된 것은 울림을 듣는 것만으로도 무게감이 느껴지는 기계와, 그걸 다루는 작업복 입은 ‘남성’의 이미지, 그리고 쇳가루와 먼지가 쌓인 탁한 색감의 공간이다. 을지로 일대는 짧게는 10년, 길게는 50년 이상의 역사가 차곡차곡 쌓인 만큼 노후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