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그 울음소리를 들으며 살았습니다 최현숙 “천당허고 지옥이 그만큼…” ※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고 읽고 쓰는 사람, 의 저자 안미선의 연재 칼럼. –편지자 주 지방에서 일을 보고 서울행 버스를 탔는데 한 여자가 곁에 앉았다. 오육십 대쯤 되어 보이는 그 여자는 휴게소에서 나에게 캔 커피를 건네주었다. 몇 시간 동안 차를 타고 가야 하니 심심하던 차에 말동무나 하자는 뜻 같았다. 자기도 고향에 들렀다 서울로 돌아가는 길이라 하면서 내게 살아온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내게 존대했다. “남편과 저는 전라도 쪽이 고향이에요. 결혼을 하고 나서 시어머니와 살았는데 제가 그때 미움을 많이 받았죠. 지금도 그분은 살아계시고. 힘들게 시집살이했죠. 저한테는 밥을 주지 않았어요. 밭에 가서 일할 때 물도 ..
치매에 걸린 ‘사람’은 어떤 ‘삶’을 살까 치매라는 공포: 허구와 실재 사이 피오나의 뇌, 점점 빛을 잃고 황량해져가는 우주 “세포막 외부에서는 끈적거리는 플라크가 뉴런들을 뒤덮고, 세포막 내부에서는 복잡하게 뒤엉킨 것들이 마이크로 튜브의 전달을 짓뭉갠다. 수천만 개의 신경접합부들이 사라지고, 이러한 사라짐이 어디에서 발생하는가에 따라 특정 인지 기능이 사라진다. 기억력이나 언어 능력, 혹은 시공간 파악 능력이나 추상적 사고력, 판단력 등. 그것은 마치 거대한 집의 회로 차단기가 하나씩 하나씩 차례로 내려지는 것과 같다.” ▲ 영화 (Away from Her, 2006) 이것은 영화 (Away from Her, 2006)에서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아내 피오나를 어쩔 수 없이 요양원에 보내고 난 뒤 남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