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르! 사랑하는 사람이 죽어갈 때 나이듦과 사랑과 죽음, 그리고 반려 1. 아무르: 자궁밖으로 던져진 존재들이 기억하는 기원 사랑. ‘젖가슴을 찾는다’는 고어에서 유래함. 탯줄을 끊고 태어나는 포유동물의 특징적 속성임. 젖꼭지(amma), 유방(mamma), 유방의(mammaire), 유두(mamilla) 등의 단어와 친족 관계에 놓여 있음. 이 단어들의 한가운데에는 어머니의 입(사랑의 젖꼭지, amma de l'amor)이 있음. 아무르는 ‘말하는 입’보다는, 배가 고파 입술을 뾰족하게 앞으로 내밀고 ‘본능적으로 젖을 빠는 입’ 모양에 더 가까움. 사랑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랑할 때 빠져드는 황홀경(ekstasis)이라는 단어가 라틴어의 존재(existential)라는 단어와 동일한 기원을 가진다는..
이경신의 죽음연습(19) 외톨이로 늙는 두려움 의 저자 이경신님의 칼럼. 필자는 의료화된 사회에서 '좋은 죽음'이 가능한지 탐색 중이며, 잘 늙고 잘 죽는 것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자 합니다 일본 감독 신도 가네토(Shindo kaneto, 1912-2012)의 영화 (午後の 遺言狀, 1995)은 83세 목수의 자살로 시작한다. 목수는 자신의 관을 짜고 난 후 “여기서 끝낸다”는 짧은 메시지와 함께 관의 마지막 못을 박을 때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커다란 돌을 남긴 채 자신의 목숨에 종지부를 찍는다. 노인 자살로 시작한 이 영화의 끝부분에 또 다른 자살이 등장하는데, 노부부의 동반자살이다. 치매 걸린 아내와 그 아내를 돌보는 남편, 형편이 어려운 이들은 비용이 비싼 사설 양로원에 들어갈 수 없다. 그래서 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