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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셋이서

사사의 점심(點心) 그림 연재를 마치며


※ 경남 함양살이를 시작하며 좌충우돌, 생생멸멸(生生滅滅) 사는 이야기를 스케치해보기도 하고 소소한 단상의 이미지를 내어 본 “사사의 점심(點心)” 연재를 마무리합니다.


▶  [이제, 셋이서]   ⓒ사사

 

경남 함양으로 귀촌한 것이 2014년 2월이었으니, 2년이 지났다. 그간에 굵직한 일들이 촘촘하다. 촌집으로 이사를 하고 시골생활에 익숙해지기 위해 분주한 나날을 보낼 때, 연애와 결혼과 이사와 출산이라는 인생 대 사건을 연달아 겪었다. 정신없이 2년이 지나갔다.

 

그런 와중에 일상 속에서 느껴지는 포인트들을 콕콕 찍어두었다가 그림으로 쓱쓱 그려서 2주에 한번씩 <일다>에 건네는 일은 꽤나 숨 가쁜 것이었다. 마감일이 부담되었지만 그림이 쌓일수록 그 즐거움도 늘었다. 그래서 아기를 태중에 갖고서도 연재를 계속하고픈 욕심을 품었다.

 

아기를 낳은 후로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그림을 그려야했다. 아기가 자고 있는 틈을 타서 그림 작업을 할 때는 온 신경이 언제 깰지 모르는 딸아이에게 쏠렸다. 때론 혼자 놀거나 징징거리는 딸아이를 방치하면서, 미안하고 다급한 마음으로 작업을 정신없이 한 경우도 있었다. 그러다보니 그림과 글이 정성껏 나오지를 못하는 듯했다. 게다가 마감일을 넘기는 일도 잦아지고…. 곰곰이 생각하다가 내 욕심을 내려놓기로 했다.

 

아기가 40일 즈음 되었을 때 우리 세 식구(남편과 딸, 그리고 나)는 서울의 친정집에서 함양의 보금자리로 돌아왔다. 출산 준비로 상경하고 두 달이나 비워져 있던 공간이다. 무척이나 돌아오고 싶었던 시골 보금자리에 온 것이 기뻐서 메모지에 세 식구가 마당에 서 있는 모습을 낙서처럼 끄적였다. 그것을 기억했다가 이번 마지막 연재 그림의 초안으로 삼았다.

 

그림에는 얼마 전 백일이 된 딸아이와 좌충우돌하는 초보 엄마·아빠, 이렇게 세 가족이 함양 집 앞마당에 나란히 서서 햇볕을 쬐고 있다. 행복한 마음을 따뜻하게 데우고 있다. 오늘도 내일도 그러하기를 바라며. 이렇게 잘 살다가 또 인연이 닿을 때 일상의 그림을 그려내는 일을 다시 시작하면, 풀어낼 이야기가 넉넉할 테니 참 좋을 것 같다.

 

그동안 내 그림을 보아주신 독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상상으로) 전하며, 스케치북을 덮는다. ▣ 여성주의 저널 일다 www.ilda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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