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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여름 밤을 걷고 또 걸었던 우리 마리 도를래앙 글‧그림 『어떤 약속』 한참 자는데 엄마가 방문을 열고 말해요. “얘들아, 우린 약속이 있잖아?” 속삭이듯 작은 소리로요. 그림책 『어떤 약속』(마리 도를래앙 글‧그림, 이경혜 옮김, 재능교육)의 시작 글이다. 상상해 보자. 그다음 어떤 장면이 펼쳐질까? ▲ 마리 도를래앙 글‧그림 『어떤 약속』 중에서. 책장을 넘기면, 두 아이가 주섬주섬 옷을 입는 장면이 나온다. 한두 시간밖에 자지 못했지만 아이들은 ‘군말 않고’ 채비를 한다. 그다음 장은 막 집을 나선 가족의 모습이다. 맨 앞에 엄마, 그 뒤에 남자아이, 여자아이, 맨 뒤에 아빠가 일렬로 나아가고 있다. 귀뚜라미 노랫소리가 들리는 여름밤, 네 사람은 차고 시원한 밤 공기에 실려 오는 붓꽃과 인동덩굴 꽃향기를 맡으며 골목을 걷고 또 걷는.. 공감수 0 댓글수 0 2022. 6. 20.
  • 사랑은 낯선 길을 떠나는 것이야 마리 꼬드리, 고티에 다비드 글‧그림 『세상 끝에 있는 너에게』 그림책 『세상 끝에 있는 너에게』 (고티에 다비드, 마리 꼬드리 쓰고 그림, 이경혜 옮김, 모래알)는 뿌리가 다른 두 존재가 사랑하는 가능성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이 그림책의 주인공은 새를 사랑하는 곰이다. 지난 여름, 곰은 새와 함께 보내며 행복했고 ‘너의 곰’이 되었다. 그런데 계절은 둘을 떨어트려 놓았다. 겨울이 오자 새는 따듯한 남쪽으로 떠나야 했고, 곰은 겨울잠을 준비해야 했다. 그런데, 사랑은 용기와 질문을 샘솟게 하니까! “왜 우리는 해마다 헤어져야 할까?” 곰은 질문하고, 스스로 대답한다. “난 큰 결심을 했어. 세상 끝에 있는 너를 찾아가기로 말이야.” ▲ 마리 꼬드리, 고티에 다비드 글, 그림 『세상 끝에 있는 너에게』 .. 공감수 0 댓글수 0 2022. 5. 22.
  • 구석진 마음을 세상과 연결시켜 봐! 조오 글‧그림 『나의 구석』 ‘회복 탄력성’이라는 개념을 처음 들었을 때, 무척 기뻤다. 몇 해 전, 한 강연에서 선생님은 누구에게나 역경을 이겨내는 마음 근력이 있다면서, 회복 탄력성에 대해 알려 줬다. 그리고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내는 사람을 단 한 번이라도 만난 경험이 있으면, 회복 탄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상처받은 누구든 회복될 수 있다는 믿음이 바탕에 깔린 이 개념이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올봄에 나는 이 말을 떠올리며 화가 치밀었다. 누군가가 어떤 고통에서 영영 회복되지 않는다면, 그게 그의 회복 능력이 낮아서라는 건가? 싶어지는 거다. 그즈음 그림책 『나의 구석』(조오 글‧그림, 웅진주니어, 2020)을 보았다. ▲ 조오 글‧그림 『나의 구석』(웅진주니어, 2020) 직사각형 판형 책이.. 공감수 0 댓글수 0 2022. 4. 29.
  • 딸들에게 “예뻐져야 해” 대신 자아를 탐구하라는 격려를 알렉스 쿠소 글, 키티 크라우더 그림 『내 안에 내가 있다』 그림책 『내 안에 내가 있다』(알렉스 쿠소 지음, 키티 크라우더 그림, 신혜은 옮김, 바람의아이들)를 처음 보고서 어딘지 간지러운 기분이 들었다. 나도 종종 “내 속에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노랫말을 흥얼거리진 하지만, 약간 자기애의 냄새가 풍긴달까? 그런데 어느 갑갑한 날, 이 그림책이 꽤 마음을 울렸다. ▲ 프랑스 그림책 『내 안에 내가 있다』(알렉스 쿠소 지음, 키티 크라우더 그림, 신혜은 옮김, 바람의아이들) 표지 첫 장면은 검은 망토를 두른 ‘나’가 허파 모양을 닮은 나무와 심장 모양의 강이 있는 겨울 들판을 헤매는 모습이다. 혹시 누군가는 이 그림들이 기괴하다 생각할 수도 있겠다 싶지만, 따스한 색감의 색연필로 밀도.. 공감수 0 댓글수 0 2022. 3. 15.
  • 인생이 뒤집힌 것 같을 때 새로운 세계가 열린 건지도 몰라 아테네 멜레세 글‧그림 『키오스크』 이른 아침, 가판대 문 앞에 배달온 신문 뭉치를 안으로 들여놓으며 하루를 시작하는 여자가 있다. 그림책 『키오스크』(아테네 멜레세 글‧그림, 김서정 옮김, 미래아이)의 주인공 올가의 이야기이다. 올가는 신문이나 잡지, 복권을 파는 가판대, 키오스크를 지키며 산다. 친절하고 일에 능숙한 올가는 단골손님들 취향도 다 꿰고 있다. 낚시와 고양이와 정치에 관심이 많은 아주머니에게는 시사 잡지를, 아이에게는 막대 사탕을, 아침 10시 35분마다 달리기를 하는 남자에게는 물을 척척 건넨다. ▲ 라트비아 출신으로 지금은 스위스 취리히에서 살며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고 있는 아테네 멜레세(Anete Melece)의 그림책 『키오스크』(김서정 옮김, 미래아이) 그런데, 올가는 갑갑하지 .. 공감수 1 댓글수 0 2022. 2. 23.
  • 낯선 이를 환대하는 마음은 바람을 따라 흐른다 비올렌 르루아 글‧그림 『바람의 우아니』 네가 좋은 집에 살면 좋겠어 제 삶을 따뜻하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여성 열두 명이 밀도 있게 들려주는 주거생애사이자, 물려받은 자산 없이는 나다움을 지키면서 살아갈 곳을 찾기 어려워 고개를 떨구는 독자들에게 조심스 www.aladin.co.kr 몇 해 전부터 새해 첫 보름달이 뜨는 날이면 남도 끄트머리에 있는 바닷가 마을에 찾아가곤 한다. 헌식굿을 구경하러 농악단 친구들과 함께 간다. 헌식굿은 음식을 바치는 굿으로, 집에서 죽지 못하고 거리나 바다에서 객사한 이들의 넋을 달래고 먹이는 잔치이기도 하다. 그날이 되면 마을 주민들은 커다란 대야에 나물과 국, 찰밥과 김치, 하얗게 찐 생선과 고기들을 담아 바닷가에 나온다. 모랫바닥에 볏짚 한 줌 펼쳐 놓고 그 위에 밥 .. 공감수 0 댓글수 0 2022. 1. 8.
  • ‘폭포의 여왕’ 할머니의 실패담에 마음 끌리는 이유 크리스 반 알스버그 글.그림 『폭포의 여왕』 이런 장면을 상상해보자. 1901년, 미국의 나이아가라 폭포와 가까운 도시 한복판에 많은 사람들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그 도시에서 가장 큰 호텔 앞에 사람 몸집만한 나무통 하나가 전시되어 있는데, 그걸 보러 몰려든 것이다. 그 나무통은 예사 통이 아니고, 열흘 뒤 한 여성을 속에 태우고 나이아가라 폭포를 내려올 걸로 예정된 통이다. ▲ 크리스 반 알스버그 글.그림 『폭포의 여왕』 (서애경 역, 사계절) 나이아가라 폭포를 정복할 여성의 이름은 애니 에드슨 테일러! 그녀는 기자와 사람들에게 자신이 마흔두 살이라고 했지만 누가 봐도 믿기 어려운 말이다. 실제로 그녀는 예순두 살인데 사람들이 자신보다 젊은 사람을 더 좋아할 거라는 걸 알고 거짓말을 보탠 것. 그러.. 공감수 0 댓글수 0 2021. 11. 15.
  • ‘신데렐라의 해방’이 이끈 몸의 해방 리베카 솔닛이 새로 쓴 신데렐라 이야기 『해방자 신데렐라』 일다 언론사홈 언론사 주요 뉴스와 속보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media.naver.com 오랫동안 숨기고 싶었던 비밀이 하나 있다. 어릴 적 나와 친구들의 소꿉놀이는 엄마아빠 놀이도, 병원 놀이도 아닌 사장님과 비서 놀이였다. 왕자와 공주도 아니고 사장님과 비서라니! 지금 생각하면 기가 막히지만, 나는 심지어 비서 역할을 선호했다. 사랑받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놀이의 스토리는 늘 비슷했다. 착하고 가난한 비서는 나뭇잎 같은 재료로 요리를 하고 청소를 한다. 그때 누군가 비서를 시기 질투하고 괴롭힌다. 그러면 어디선가 멋있고 힘이 센 사장님이 나타나서 비서를 도와주고, 비서를 괴롭히는 이를 물리친다. 그리고 난데없이 사랑한다면서 비.. 공감수 0 댓글수 0 2021. 7. 1.
  • 어둠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그림책 『미드나잇 드라이버』와 『터널』의 세계에 접속하다 그것은 썸도 데이트도 섹스도 아니다 빈번하게 발생하지만, 은밀하게 감춰지는 데이트 강간과 ‘아는 사람’에 의한 성폭력.미국 전역 32개 대학 6천100여 명의 남녀 대학생을 대상으로 조사낯선 사람에 의한 성폭력이 더 흔할 것이 book.naver.com 최근에 흠뻑 빠져든 그림책이 있다. 별똥별이 쏟아지는 밤의 호수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건너는 장면을 특히 좋아한다. 배에 앉아서 밤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의 설렘이 엿보이고, 밤공기의 청량한 온도와 냄새까지 전해지는 것 같다. 돌고래가 뛰어오르는 해 질 녘 바닷가에서 둘이 같이 춤추듯 움직이는 장면을 볼 때는 나도 덩달아 마음이 살랑거린다. 가슴 벅찬 사랑의 순간으로 자꾸만 나를 끌어들이는 이 그.. 공감수 0 댓글수 0 2021. 4. 21.
  • ‘동굴’에서 웅크리고 있는 시간도 괜찮아 프랑스의 독특한 판화 그림책 『내가 여기에 있어』 ≪일다≫ ‘동굴’에서 웅크리고 있는 시간도 괜찮아 재치 있는 입담으로 나를 자주 웃기는 친구 J가 사뭇 진지하게 말했다. “어두운 일이 생겨도 티 내지 말아. 그러면 자꾸 불행한 사람들이 달라붙잖아. www.ildaro.com 재치 있는 입담으로 나를 자주 웃기는 친구 J가 사뭇 진지하게 말했다. “어두운 일이 생겨도 티 내지 말아. 그러면 자꾸 불행한 사람들이 달라붙잖아. 행복이 자꾸 달아나면 어떡해. 네가 행복하면 좋겠어.” 이상한 말로 들릴 수도 있지만, J의 마음을 알기에 그냥 고마웠다. 내가 어둡고 불행한 시기마다 달려와 준 게 J였으니까. “너도 이제 그냥 남자 만나.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아. 아이가 주는 충만함이 너무 커서 이상한 힘이 생.. 공감수 0 댓글수 0 2021. 4. 5.
  • 또 살처분 명령…우리 이렇게 계속 살아도 괜찮나요? 『엄마와 복숭아』가 그린 세상과 산안마을 이야기 오늘도 닭들의 은혜를 입었다. 점심에 달걀말이를 먹었고, 저녁에는 맵고 짜고 질긴 것을 씹고 싶어서 거기에 부합하는 가장 빠르고 덜 비싼 메뉴인 치킨을 시켰다. TV를 켜고 앉아서 치킨을 뜯었다. 뉴스에는 수백 명에 이른 국내 코로나 확진자 상황과 백신 보급 소식이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조류독감으로 달걀 수급이 어렵고, 정부가 미국산 달걀을 수입하면서 물가를 잡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내용이 이어졌다. 먹고 있던 치킨이 처음엔 꽤 흡족한하던 맛이었는데, 배가 채워질수록 기분이 나빠졌다. 나는 이 닭이 어떻게 살았는지 아는데... 먹지 않았으면 좋았을 텐데... 치킨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나를 비난하는 마음이 올라왔다. 내가 먹은 12,000원짜리 국내산 .. 공감수 0 댓글수 0 2021. 2. 14.
  • 상처 입은 ‘외눈 고양이’를 대하는 소녀의 태도 상처 입은 ‘외눈 고양이’를 대하는 소녀의 태도『외눈 고양이 탄게』 이야기…어떤 사랑에 대하여 내 바람 중 하나는, 누군가 제 상처에 놀라 우둘투둘하게 굴더라도, 그가 내 친구라면 도망가지 않고 바라보는 것이다. 함부로 이해하려 들거나 연민하지 않고, 잘못에 대해 무조건 용서하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내가 상처를 다 치료해주려고 오지랖을 떨지도 않으면서 곁에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성미가 급한 데다, 옳고 그름을 획일적으로 따지곤 하는 내겐 어려운 일이지만 『외눈 고양이 탄게』를 보면서 이 꿈을 기억한다. 가타야마 켄 지음, 엄혜숙 옮김 『외눈 고양이 탄게』 (길벗스쿨, 2019) 탄게는 한쪽 눈에 깊은 상처를 가진 시각장애 고양이다. 어느 날 낯선 집에 제 발로 들어와서는 소녀의 무릎 위에 올라앉았다... 공감수 0 댓글수 0 2021. 1. 4.
  • “왜 어떤 사람은 살고 싶지 않을까?” “왜 어떤 사람은 살고 싶지 않을까?”『여름의 잠수』 기다림의 힘에 관하여 우리는 의류매장 청소부였다. 나, 옥이 언니, 현이 언니는 이름하여 클리닝부서에서 일했는데 현이 언니는 십 년 된 고참, 옥이 언니는 2년 된 고수였다. 우리는 새벽 6시 15분부터 오전 10시 15분까지, 건물 지하에서 4층 옥상을 오가며 부지런히 청소했다. 『여름의 잠수』(사라 스트리츠베리 글, 사라 룬드베리 그림, 이유진 옮김, 위고)를 보니 그 시절의 내 여름이 떠오른다. 나는 언니들 덕분에 그 여름을 지나올 수 있었다 사라 스트리츠베리 글, 사라 룬드베리 그림, 『여름의 잠수』(이유진 옮김, 위고, 2020) 슬픔에 빠져버린 사람들 『여름의 잠수』의 주인공 아이 소이는 아빠를 잃은 기분이다. 소이에게 아빠는 테니스의 왕이.. 공감수 0 댓글수 0 2020. 8. 30.
  • 인어를 믿나요? 배제가 익숙한 사회에 ‘다양성의 빛깔’을 보여줘제시카 러브 作 『인어를 믿나요?』 그림책 에 등장하는 줄리앙은 남자아이다. 그리고 인어가 되고 싶다. 줄리앙은, 인어 꼬리가 마치 우아하게 흘러내린 긴 치마처럼 아름다워 보인다. 낭창한 긴 꼬리를 이리저리 움직여 가며 앞으로 옆으로 몸을 굴러 자유롭게 헤엄치고 싶다. 알록달록 각기 다른 물고기 떼와 어울려 논다면 더 신나겠지! 보글보글 늘어뜨린 머리카락과 목걸이가 있어도 근사하겠다. 그래서 줄리앙은 인어를 보았다는 할머니에게 조심스레 고백한다. “나도 인어야.” 제시카 러브 글 그림 김지은 번역, 웅진주니어 할머니가 목욕하러 가고 혼자 보내는 시간, 줄리앙에게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되고 싶은 모습으로 있는 것, 인어가 되는 것이다! 화분에 있는 야자 줄기.. 공감수 0 댓글수 0 2020. 4. 2.
  • 17세 여학생과 75세 할머니의 성장담 ‘BL만화 읽는 할머니’…다양한 노년 여성의 서사쓰루타니 가오리 글 그림 『툇마루에서 모든 게 달라졌다』를 읽고 BL(Boys’ Love 준말. 미소년들끼리의 동성애를 다루는 장르) 만화를 보는 할머니가 있다. 일흔다섯 살 이치노이 씨는 땀을 식히러 책방에 들어갔다가 예쁜 그림에 끌려서 만화책을 한 권 산다. 코메다 유 지음. 왜 그런지 책방 점원들은 잠시 술렁인다. 한자 교실을 운영하면서 혼자 살고 있는 이치노이 씨는 그날도 수업을 마치고, 정갈하게 밥을 해서 먹고 따뜻한 물로 샤워를 마쳤다. 삼 년 전에 떠난 남편의 위패 앞에 앉아 오늘 겪은 이야기를 이야기하다가 낮에 사 온 책이 있다는 걸 떠올린다. 얼마 만에 보는 만화인가, 편안하게 엎드려 책장을 넘기다 보니 응? 아이고야! 어이쿠. 감탄사가 쏟.. 공감수 1 댓글수 0 2020.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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