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블로그
검색하기

블로그 홈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블로그

blogs.ildaro.com/m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ildaro.com)에서 발행하는 블로그입니다.

구독자
20
방명록 방문하기
공지 일다는 어떤 곳? 모두보기

주요 글 목록

  • 추억 하나 없는, 성폭력 가해자의 ‘연인’ 주장 고등학교 1학년 시기에 유도부 코치로부터 지속적으로 겪은 성폭력을 세상에 알린 전 국가대표 유도선수 신유용의 ‘미투’ 형사재판이 시작되었다.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에 피해자가 증언을 하러 간 날, 방청석에는 피해자를 응원하러 온 사람들이 많았는데, 재판부가 방청인들을 퇴정시키고 비공개 재판을 하자고 하여 마찰을 빚었다. 피고인을 퇴정시켜 달라고 하자, 피해자보고 안에 들어가 화상으로 증언하라고 했다. 우리는 피해자도, 방청인도 재판정에 있는 것을 택했다. 재판부에 피고인 앞에 가림막을 설치해달라고 했지만, 가림막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그렇게, 피해자가 피고인을 1.5m 전방에 두고 면전에서 증언하게 되었다. ▲ 검찰 조사를 받으러, 그리고 형사재판이 열릴 때마다 서울역과 익산역을 오갔다. 익산행 차.. 공감수 0 댓글수 0 2023. 1. 3.
  • 전 국가대표 유도선수의 미투 2019년 1월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심석희 선수의 미투(#MeToo)로 체육계 성폭력 문제에 대해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미투 사건을 연달아 맡았던 나는 여러 문의를 받으며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졌다. 주중의 일과에서 소화 못한 서면을 쓰려고 출근한 어느 일요일, 생면부지 신입 기자로부터 전화가 왔다. 청소년 시절, 코치로부터 성폭행 피해를 입은 피해자가 있는데, 2018년 3월에 제기한 고소가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되었고, 검찰에서는 기소중지가 되어있다고 했다. 사건을 열심히 취재하고 법도 공부한 흔적이 느껴졌고, 무엇보다 피해자의 딱한 사정에 대한 진심이 묻어나는 연락이었다. 기자는 ‘피해자가 가난한데, 만나주면 안 되냐’ 청해왔다. 그렇게, 다음날 밤에 내 사무실에서 만나기로 한 사람은 전 국가대.. 공감수 1 댓글수 0 2023. 1. 3.
  • 연애, 섹스, 결혼 없는 무성애자의 ‘가족-되기’ 〈사랑할 수 없는 두 사람〉(恋せぬふたり, 2022)은 일본 공영 방송 NHK에서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방송된 드라마 시리즈다. “밤 드라마”(よるドラ)로 편성되어, 조금 늦은 시간인 밤 10시 45분부터 방송되긴 했지만, 성소수자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드라마가 NHK에서 방영되었다는 것에 조금 놀랐다. 그리고 더 궁금해졌다. 극본을 쓴 건 요시다 에리카로, 국내에선 BL(Boy’s Love) 작품으로 꽤 많이 알려져 있는 만화 〈30살까지 동정이면 마법사가 될 수 있대〉(30歳まで童貞だと魔法使いになれるらしい, 줄여서 ‘체리마호’로 불림) 드라마 버전의 작가이기도 하다. 요시다 에리카는 〈사랑할 수 없는 두 사람〉으로 매년 우수한 드라마 각본을 선정하는 ‘무코우다 쿠니코 상’을 수상했다. 또한 이.. 공감수 0 댓글수 0 2023. 1. 2.
  • 중1 성장소설 읽다가 발견한 ‘성별 편향’ 다음 표는 2015 개정 중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에 수록된 성장소설 목록이다. ▲ 2015 개정 중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에 수록된 성장소설 목록 ©일다 성장소설은 주로 유년기에서 소년기를 거쳐 성인의 세계로 입문하는 인물이 겪는 내면의 갈등과 정신적 성장,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세계에 대한 각성의 과정을 담고 있는 작품을 지칭한다.(최현주, 『한국 현대 성장소설의 세계』, 박이정출판사, 2002) 여덟 작품들 모두 성장소설로서 손색이 없으며, 학생들이 좀 더 쉽게 이입하고 공감할 수 있는 연령대의 인물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이를 페미니즘 시각에서 접근해본다면? 우선 주인공 성별이 남성에게 많이 치우쳐있음을 알 수 있다. 남성 주인공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네 편의 작품, 남성과 여성이 함께 등장하.. 공감수 1 댓글수 0 2023. 1. 2.
  • ‘자기만의 동굴’에서 여자들은 무엇을 할까 ‘남자들은 자신만의 동굴이 필요하다.’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본 말일 것이다. 이 문장에는 마치 고독이 남자들만의 전유물인 것처럼 여기는 생각이 들어있다. 여자는 자신만의 동굴이 필요 없을까? 조용하고 고독한 시간이 다른 성별들에겐 필요 없는 것일까? 아멜리 뿔랑의 동굴 ⟨아멜리에⟩의 원제는 ⟨아멜리 뿔랑의 멋진 운명⟩이다. 당시 짝수 글자로 영화 제목을 짓는 것이 유행하던 탓에, 수입사는 ‘아멜리’의 이름에 아무 뜻이 없는 ‘에’를 덧붙여 ‘아멜리에’를 완성 시켰다는 속설이 있다. 주인공 이름은 제목과는 달리 ‘아멜리에’가 아닌 ‘아멜리 뿔랑’이다. ▲ 장 피에르 주네 연출 영화 ⟨아멜리에⟩ 장면 중 아멜리는 어릴 적부터 혼자였다. 어머님을 일찍 사고로 여의던 날, 한 짓궂은 어른이 어린 아멜리에게 이.. 공감수 0 댓글수 0 2023. 1. 1.
  • 이순자 유고 산문집 『예순 살, 나는 또 깨꽃이 되어』 나를 어제처럼 살게 하지 마시고 어제와 함께 살게 하소서 (…) 내게서 떠나는 것들이 조용히 문지방을 넘게 하시고 다가오는 것들을 가만히 받아 안게 하소서 (…) - 이순자 유고 시집 『꿈이 다시 나를 찾아와 불러줄 때까지』 수록작 ‘신년의 기도’에서 ‘거리두기’가 잘 되지 않는 글들이 있다. 날것의 삶이 담긴 이야기 속에 한 존재가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것이 느껴질 때 독자에게도 강렬한 에너지가 전이되기 때문이다. 1년 전 SNS를 중심으로 수없이 공유되며 화제가 된 이순자 작가의 ‘실버 취준생 분투기’(2021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부문 수상작)도 그런 글이었다. ▲ 이순자 작가가 쓴 ‘실버 취준생 분투기’는 2021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 부문을 수상했다. 이순자 유고 산문집 『예순 살, 나는 또.. 공감수 0 댓글수 0 2023. 1. 1.
  • 요양보호사들의 경험을 듣다 질병과 노쇠로 누군가의 돌봄이 필요할 때 복지체계가 제공하는 돌봄은 방문간호와 데이케어가 있고, 이게 어려워지면 요양병원-재활병원으로, 그것도 어려워지면 요양시설로 의존하는 몸의 이동이 이루어진다. 혼자 사는지, 가족과 함께 사는지에 따라, 그리고 가족이 돌봄서비스 체계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얼마큼 확보하고 있는지에 따라 의존의 양상이 달라진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의 대상이 되기 위해 등급을 받는 것조차, 정보를 갖춘 관련자들의 협업이 없으면 가능하지 않다. 요양원, 즉 요양시설은 현재 한국 사회에서 노년이 ‘마지막’으로 가는 곳, ‘다시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여겨진다. 그러기에 거의 대부분 당사자 본인이 아니라 보호자-돌봄자가 결정하게 된다. 삶이 지속되는 장소, 즉 ‘집’이 아니라, 삶은 멈추고 생명만.. 공감수 0 댓글수 0 2022. 12. 31.
  • 수많은 외국인 아이들이 한국에서 자라고 있다 [이주 배경 청년의 목소리] 세상이라는 무대에 평등하게 설 수 있길 나는 2004년의 어느 일요일 서아프리카 토고라는 곳에서 태어났다. 내가 태어나기 전날, 어머니와 아버지는 뮤지컬을 보고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어릴 때부터 이야기가 좋았다. ▲ 수많은 외국인 아이들이 한국에서 자라고 있다. 이들이 성인의 문턱을 넘을 때 비자 등의 문제로 꿈을 포기하고 미끄러지지 않도록, 더 큰 무대로 나아갈 수 있도록 환대의 문을 열어주길 바란다. (일러스트 제작_두두사띠) 우리 부모님께서는 맞벌이 부부셨는데 그래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다. 나는 TV를 자주 보았다. 특히 투니버스에서 나오는 일본 애니매이션(짱구, 도라이몽, 이누야샤, 캐릭캐릭체인지 등등)을 엄청 좋아했던 것 같다. 그 당시 나이에 보면 안 되는.. 공감수 0 댓글수 0 2022. 12. 31.
  • 세상에 나쁜 색깔은 없어 [이주 배경 청년의 목소리] 멘티가 자라서 멘토가 되기까지 나는 외국인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태어난 곳은 한국이지만, 유아 시절 어머니의 나라에 가서 지냈기 때문에 한국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다. 한국어도 전혀 몰랐고, 당연히 내가 한국인이라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렇게 된 배경에는 아버지의 무능이 자리하고 있었다. 아빠는 가정에 무책임했고, 때문에 동생의 출산을 앞둔 엄마는 나를 고향에 있는 큰이모(엄마의 언니) 집으로 맡긴 것이었다.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긴 했지만, 큰 이모집에서 사랑을 독차지하면서 생활했기 때문에 외로움을 느끼거나 특별한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다. 사촌 언니는 나보다 약 20살이나 나이가 많아서 가끔은 사촌언니가 엄마 같았고, 이모와 이모부는 할머니, 할아버지 .. 공감수 0 댓글수 0 2022. 12. 30.
  • 삼성반도체 산업재해가 대를 잇고 있다 『문제를 문제로 만드는 사람들』 이혜주(가명): 1977년생. 1995년 삼성반도체 기흥사업장 입사. 현장직 디퓨전 공정에서 근무. 2000년 퇴사. 2003년 재입사. 2011년 퇴사. 김지윤(가명): 이혜주의 아들. 2008년생. 선천성 식도폐쇄증, 콩팥무발생증 등 증상. 어떤 사람의 이야기는 간략한 이력 소개만으로도 맥락이 그려진다. 어떤 사람의 이야기는 무수한 설명으로도 다 채워지지 않는다. ▲ 『문제를 문제로 만드는 사람들』 희정 글, 정택용 사진, 반올림 기획, 오월의봄, 2022 삼성반도체 사업장에서 근무했던 이혜주, 김수정, 정미선, 김희연, 박지숙, 이은경(이상 가명), 그리고 최선애의 이야기는 둘 다 해당한다. 간단한 이력 소개만으로도 병의 근원이 어디서 왔을지 짐작할 수 있게 되지만,.. 공감수 0 댓글수 0 2022. 12. 15.
  • 노출 촬영영상의 무단유포 ‘관행’에 제동 건 연예인 피해자 편에 서는 법[法] 곽현화 씨의 긴 싸움이 갖는 의미 곽현화 씨의 사건을 맡게 된 것은 2017년 초, 독립PD협회에 소속된 김영미 PD의 이야기를 통해서였다. 당시 곽현화 씨는 ‘명문대 출신 개그우먼’, ‘미녀 개그우먼’ 등으로 불리며 대중의 인기를 모으고 있었지만, 나는 사건을 맡기 전까지 그에 대해서도 그가 겪고 있던 사건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했다. 김영미 PD에 따르면, 재능 있는 젊은 여성 연예인이 있는데 처음으로 주인공을 맡게 된 영화를 촬영하던 중 가슴노출 씬을 찍게 되었고, 대중에게 공개하지 않기로 했던 장면이 임의로 유포되는 피해를 입었다고 했다. 이 사건은 여러 우여곡절 끝에 기소가 되었으나, 1심에서 곽현화 씨의 노출 영상을 동의 없이 사용한 감독에게 ‘무죄’가 선고된 상태였.. 공감수 0 댓글수 0 2022. 12. 14.
  • 국어 시간에 여성 시인 만나기 페미니스트 국어 선생들이 말하는 ‘요즘 학교 어떤가요’③ 이제껏 국어 시간에 만난 시인들을 한 명씩 불러보자. 윤동주, 백석, 이육사, 김소월, 한용운, 박목월, 박두진, 유치환, 이용악, 서정주…. 익숙한 호명에 몇몇은 얼굴까지도 또렷이 떠오른다. 그들은 국어교육 내에서 더는 도전받지 않는 뚜렷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그들의 위상은 너무도 확고하여 일견 깊은 해자와 웅장한 산세로 둘러싸인 견고한 성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 문학사적 업적이나 지명도 외 그들의 공통점을 찾아보라고 하면 선뜻 떠오르지 않을 것이다. 숨 쉬듯 익숙한 것이라 그런지도 모른다. 바로 작가의 성별이다. 전부 남성인데, 왜 학창 시절에는 이러한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의아할 정도다. ▲ 학생들이 국어교육을 통해 만나게 되는 시.. 공감수 0 댓글수 0 2022. 12. 13.
  • 야구장의 편향된 젠더 레이어 분석 [백래시 시대, 페미니즘 다시 쓰기] 외인구단 리부팅: 여자야구 “여성분들은 일단 배트에 맞으면 안타인 줄 알고 환호하는데, 파울이었습니다.” 5월 14일, NC 다이노스와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논란이 된 김수환 캐스터의 발언이다. 선수 출신 박재홍 해설위원 역시 맞장구를 치며 비슷한 대화를 이어가, SNS 상에서 ‘여성 혐오’ 논란이 일었다. 일반적으로 야구와 여성이 어떤 관계로 엮이게 되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면이 아닐까 싶다. 여성은 야구에 돈을 얼마나 쓰든 ‘비전문가’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하다못해 ‘지갑’으로서도 제대로 존중 받지 못한다는 현타가 여성 팬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누군가는 평가하는 입장에, 누군가는 증명해야 하는 입장에 놓이게 되는 기준은 과연 무엇일까? 이러한 태도는 야구.. 공감수 0 댓글수 0 2022. 12. 12.
  • ‘인생 완성기’ 여성들의 생활 설계를 돕고 싶다 일본 도치기(栃木)현 나스마치(那須町)에서 폐교된 초등학교를 개조해 다세대 공생형 커뮤니티인 ‘나스 마을 만들기 광장’을 기획, 운영하고 있는 세 사람을 만났다. 주식회사 ’나스 마을 만들기‘의 지카야마 케이코, 사사키 토시코, 구시비키 준코 씨. 1970년대 우먼리브(여성해방운동)에 참여하면서 처음 만난 셋은 현재 고령자 주택 제작과 운영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 이들은 한 동네에서 걸어갔을 때 국이 식지 않을 만한 거리에 살고 있다. 나스 마을 만들기 광장에 있는 카페에 앉아서 이야기를 들었다. -세 분 모두 나스로 이주를 했죠. 지카야마: 시골에서 자라서인지, 서른 넘어서는 도시에 질려버렸어요. 젊을 때는 항상 제일 앞줄에서 재즈공연 들으러 다니거나 술을 마시고 다녔지만…. 사사키: 나스로 이주를 하.. 공감수 0 댓글수 0 2022. 12. 11.
  • 일본 노년 여성들이 만든 ‘다세대 공생형 커뮤니티’ 내가 나이 들어 누군가로부터 돌봄이 필요해져도 나답게 살 수 있을까. 사실 이는 현재 고령이든 아니든 어떤 세대든 공통으로 느끼는 불안이 아닐까. 일본의 도치기(栃木)현 나스마치(那須町)에 폐교된 초등학교를 개조한 다세대 공생형 커뮤니티 ‘나스 마을 만들기 광장’이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스로 향했다. 더구나 그 중심에 있는 사람들은 1970년대에 일본 사회를 들썩이며 여성해방운동을 했던 이들이다. 과연! ▲ 도치기현 나스마치에 폐교된 초등학교 건물을 개조해서 만들어진 다세대 공생형 커뮤니티 ‘나스 마을 만들기 광장’. 개방적이고 전원적인 느낌을 준다. (페민 제공) 동북신칸센 신시라가와역에서 차로 15분. 시내에서 조금 들어간 곳에 ‘나스 마을 만들기 광장’이 있다. 폐교를 개조한 광장, 기분 .. 공감수 1 댓글수 0 2022. 12. 1.
  • 지구를 구하는 페미니즘 강릉에서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돈벌이는 별로다. 물건을 많이 팔지도 않고, 많이 산다고 해도 손님을 설득하여 물건 몇 개는 내려놓게 하는 가게, 내일상회는 제로웨이스트 가게이다. ▲ 대안물품을 소개하고 필요한 만큼 담아가는 제로웨이스트 가게 내일상회 내부 ©전진 처음부터 밝히자면, 내일상회는 가게를 표방한 작당모의 공간이다. 가게는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사기 위한 장치이고, 쓰레기 문제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일단 뭐라도 같이 해볼 수 있는 동료를 만날 확률이 높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문을 열었다. 나름 수익도 생기지만, 우리는 당당히 ‘보이는 화폐보다 보이지 않는 구조, 버려지는 비용을 줄이는 일을 한다’고 말하며 사람들의 마음을 당겨본다. 제로웨이스트란 말 그대로 쓰레기를 제로(0)으로 만들자.. 공감수 0 댓글수 0 2022. 11. 30.
  • 아프리카 대륙 출신 난민여성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머리 땋기 기술을 가진 라이베리아 출신 오펠리아씨 라이베리아 출신으로, 출국기한 유예 상태에서 난민신청 중인 오펠리아씨는 2009년 남편과 함께 국내 입국했다. 오펠리아씨는 본국에서 머리 땋기를 배웠고 미용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한국에서 오펠리아씨는 미용실을 운영하는 다른 여성들과 함께 일을 해오다, 2012년 드디어 자신의 미용실을 오픈했다. 처음에는 건물 주인으로부터 임대를 거절당하기도 했고, 거울 하나와 사무 의자 하나를 두고 시작했다. ▲ 머리 땋기 기술을 가진 난민여성이 운영하는 미용실 모습. ©강슬기 2019년 즈음 시청에서 직원이 찾아와 미용실 등록을 해야 한다며, 등록하지 않으면 벌금을 내야 한다고 경고했다. 오펠리아씨는 미용실 등록을 하기 위해 라이베리아 미용사 자격증을 들고 시청을 찾.. 공감수 0 댓글수 0 2022. 11. 30.
  • “인어공주가 나와 같아!” [이주 배경 청년의 목소리] 한국에 온 이주민, 난민들과 만나며(上) ※국제결혼 가정이나 이주민 가정에서 태어나 성장한 청(소)년들, 아동 청소년 시기에 중도 입국한 청년 등 다양한 이주 배경을 가진 청년들이 살아가고 있지만, 우리 사회에서 좀처럼 가시화되지 않고 있습니다. 청년 담론 안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이주 배경 청년 당사자들의 시선과 목소리를 직접 들어봅니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일다] 우연히 29초짜리 인어공주와 관련한 틱톡 영상을 접하게 되었다. 1분도 안 되는 짧은 영상이었지만 매우 강하게, 그리고 눈물 나게 뇌리에 박혔다. 영상은 인어공주 트레일러를 본 흑인 아동, 청소년들의 반응을 모아 편집한 내용이었다. 아이들은 제각각 이렇게 외.. 공감수 0 댓글수 0 2022. 11. 29.
  • 다큐멘터리 영화 〈섬이 없는 지도〉 김성은 감독 인터뷰 2018년 6월, 예멘 난민 549명(남성 504명, 여성 45명)이 제주를 찾아왔다. 낯선 존재들의 방문이 제주 사회를 두드린 거다. 그러자 이들을 경계하고 차별하며 구분 지으려는 이들이 목소리를 냈다. 예멘 난민을 둘러싼 오해와 편견도 금세 퍼져나갔다. 하지만 모두가 낯선 존재를 꺼렸던 건 아니다. 환대의 마음으로 손을 내민 사람들도 있었다.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공존할 방법을 찾아나섰다. 야스민은 예멘 난민들 중 한 명이었다. 얼마 안 되는 여성 중 한 명이기도 했다. 남성들의 수가 많았던 탓에 이 여성들의 이야기는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한국 여성을 위협하는 예멘 남성’이라는 난민 혐오 프레임에서도 예멘 여성들의 존재는 지워져 있었다. 이들은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사람처럼 한국 .. 공감수 0 댓글수 0 2022. 11. 29.
  • 숨어서 하는 포옹은 괜찮으신가요? [기획의 말] 페미니스트로 살고자 하는 국어 교사들이 모여 교실과 학교에서 성평등한 국어 교육을 펼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성평등 국어교사 모임’을 만들어 고민을 나누고 대안을 만들어 온 국어 교사들의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이메일 주소 femi_literacy_t@naver.com 운동장에서 포옹한 죄 최근 이런 일이 있었다. 사무실에 앉아 뭔가를 하고 있었는데 다급히 학생 두 명이 교무실에 소환되어 혼나고 있었다. 큰 일이 일어났구나 싶었는데, 생각보다 이유는 싱거웠다. 점심시간, 운동장에서, 학생들과 교사들이 모두 보는 앞에서 여학생과 남학생이 포옹을 한 죄였다. 사실 처음엔 웃음이 나왔다. 그러나 이내 ‘이게 이렇게 심각한 일인지’ 지도하는 교사에게 반감이 들었다. 나는 이것이 무슨 학.. 공감수 0 댓글수 0 2022. 11. 28.
  • 최현희 교사의 『다시 내가 되는 길에서』 ‘마중물샘’(최현희 교사의 별칭)의 단독저서가 나왔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막연히 페미니즘 교육을 주제로 한 것 아닐까 예상했는데 ‘회복 일지’라는 부제를 보고 더욱 반가우면서 한편 만감이 교차했다. 2017년 최현희 선생님은 학교 운동장을 남학생들이 전유하고 있는 문제를 말하며 페미니즘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인터뷰했다. 그 영상이 온라인에 퍼지며 비난과 공격에 시달렸고, 몇몇 언론사의 허위보도가 더해져 혐오 세력으로부터 민원과 고발을 당하기에 이른다. 당시 나와 주변인들은 안타까운 마음으로 사건을 지켜보며 ‘#우리에게는_페미니스트_교사가_필요합니다’ 해시태그 운동이나 관련 청원 캠페인 참여 등으로 희미하게나마 ‘연대’하고자 했다. 그리고 우리는 각자의 일상을 살아갔지만, 최현희 선생님은 몇 년간 무너진 .. 공감수 0 댓글수 0 2022. 11. 28.
  • 정보는 성평등하게 축적되지 않는다, 페미위키 존재 이유 나는 몇 년에 걸친 시간 동안 온라인 커뮤니티를 경험하면서 깨닫게 된 바가 있다. 남성이 여성을 공격하는 글은 문제가 되지 않다가, 여성이 남성을 공격하는 글을 쓰면 낙인 찍히고 ‘남성혐오’가 된다는 것이다. 사실 꼭 남성과 여성의 구도만 그런 것은 아니다. 주류의 시선을 가진 사람들이 소수자를 비방하거나 억압할 때는 그것이 괜찮게 여겨지다가도, 소수자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주류의 논리를 비판하기 시작하면 그제서야 그것이 문제가 되곤 한다. 우리의 언어를 갖자, 페미위키의 시작 메갈리아는 2015년 말이 되자 커뮤니티 내부의 갈등으로 인해 유저 수가 급감했고, 여러 파생 커뮤니티가 있었지만 메갈리아만큼의 화력을 내지 못했다. 그리고 2016년 7월 말, 나는 몇 사람들과 함께 페미위키를 만들었다. 페미위키.. 공감수 0 댓글수 0 2022. 11. 27.
  • ‘아이를 불편해하는 사회’에서 아이 돌봄 ※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 사회가 돌봄에 얼마나 취약한지 여실히 드러내었고, 서로 돌보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는 사실이 분명해졌습니다. 돌봄 사회를 위하여,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돌봄 현장을 조명하고, 다양한 돌봄의 경험과 아이디어를 나누고자 합니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유아차를 끌고 아이와 함께 외출하기 아이가 보육기관이나 교육기관에 가지 않을 때는 어떻게 시간을 보낼까. 집 근처 통원할 수 있는 거리에 아이를 맡길만한 적당한 어린이집이 없는 경우라면? 어린이집에 맡기기에도 너무 어린 영아라면? (다수의 육아서에서는 아이와 엄마와의 안정 애착을 위해 생후 6개월은 엄마가 돌보는 것이 좋고, 적어도 생후 18개월까지는 가정에서 엄마가 돌보기를 권한다. .. 공감수 0 댓글수 0 2022. 11. 27.
  • ‘대의’에서 소외된 갈매기는 어디로 날아가야 하는가 [극장 앞에서 만나] 김미조 감독 〈갈매기〉 _신승은 글 ‘해일이 오는데 조개나 줍고 있다.’ 어떤 자가 말했다. 대의를 위해서 지금은 온 신경을 거기에 집중해야 할 때인데 페미니즘 같은 작은 조개를 줍고 있을 여력이 없다는 뜻이다. 여기서 말하는 ‘대의’는 과연 무엇일까. 페미니즘은, 여성의 일은 결코 ‘대의’가 될 수 없는 것일까. 위 발언은 수많은 비판을 받았다. 그래 마땅하다. 약자의 권리에서 우선순위를 나누기 시작하는 순간, 망하게 된다. 이 단순한 논리를 사회는 종종 잊는다. 한 씬 내에 서너 컷 이하로 촬영을 했다는 김미조 감독의 인터뷰에서 알 수 있듯, 영화는 서스펜스 대신 다소 지루할지라도 불안감을 자극하지 않고 카메라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오복을 바라본다. 김미조 감독의 이 방식.. 공감수 0 댓글수 0 2022. 11. 26.
  • 가족은 이미 다양한데, 낡은 법률 언제까지? 건강가정기본법 개정을 위한 국회 토론회에서 모인 목소리 얼마 전 동네 약국에서 조제약을 기다리다, 약사가 조금 큰 목소리로 어떤 노년 여성에게 약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걸 보게 됐다. 약사는 몇 번이고 반복해서 약 복용 방법을 알려주며 꼭 제 시간에 맞춰 챙겨 먹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었다. 약사의 “아셨죠?”라는 물음에 시원치 않는 대답이 나오자, 옆에 있던 다른 노년 여성 분이 “요즘 치매가 더 심해져서 그래”라고 설명해 준다. “집에서 챙겨 주는 분 없어요?”라는 물음엔 “아들이 있는데…. 전혀 관심 없어.”라는 답이 돌아온다. 알고 보니, 약을 받으러 온 분은 또래 친구 두 명과 함께였다. 그 친구들이 약사와 대화하며 환자의 상태를 설명했다. 약사가 “매일 제 때 꼭 먹어야 한다”고 신신당부하며 .. 공감수 0 댓글수 0 2022. 11. 26.
  • 입양인 퀴어 페미니스트로서 한국 생활의 스냅샷들 2015년 봄, 대한민국 서울 잠실동, 택시 안 2014년에 성인이 되어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까지 미국에서 자란 나는 이제까지 두세 번 정도밖에 택시를 타본 적이 없다. 한국에서, 택시를 타는 즐거움과 불쾌함을 동시에 발견하게 되었다. 장점 -가격이 싼(편)! 엄청 빠르다! 택시 기사님께 빨리 가주세요! 서울역에서 10시 30분 기차 타야돼요! 라고 하면 택시 기사님은 마치 아침 드라마 속에 한 장면처럼 엄청난 속도로 밟는다. 그런 순간들에서 나는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와 교통법규를 조금은 느슨하게 지키는 택시 기사님께 감사한다. 유일한 단점이라고 한다면 밀폐된 공간에서 기사님으로부터 여러 가지 질문을 받게 되는 것인데, 처음 한국에 돌아왔을 때는 그것마저 한국어를 연습할 수 있는 훌륭한 기회라고 생각.. 공감수 0 댓글수 0 2022. 11. 14.
  • 기후재난도 불평등하다 전세계가 기후위기로 인한 재난을 겪고 있는 2022년, 탄소중립(탄소 배출량은 최대한 감소시키고 흡수량은 증대시켜 순 배출량을 0 수준으로 낮추는 것)을 외치는 목소리가 무색하게 강원도 삼척엔 석탄화력발전소 ‘삼척블루파워’가 건설되고 있다. 국제사회가 석탄발전 폐쇄를 권고하는 이 시점에도 국내에 새로운 석탄화력발전소가 지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진 도시인은 얼마나 될까? ▲ 924 기후정의행진에서 기후변화를 가장 먼저 체감하고 있는 농부들도 목소리를 높였다. ©일다 마이크를 잡은 하태성 삼척석탄화력발전소반대투쟁위원회 위원장은 “정말 이대로 살 수 없겠다 싶어서 삼척에서 올라왔다”며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에서 생활하는 시민들에게 야단치고 싶다. 에너지 좀 그만 쓰라고, 아파트 평수 좀 그만 .. 공감수 1 댓글수 0 2022. 11. 13.
  • ‘혐중’ 사회에서 중국인 어머니의 딸로 산다는 것 어머니가 중국인이라는 것 남들과 무언가 다르다는 건, 특별함을 가져서 좋을 때도 있지만 어떤 경우는 부담스러울 때도 있다. 나는 자라면서 내가 남들과는 다르다는 것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해왔다. 나는 한국인 아버지와 조선족인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렸을 때에는 부모님의 국적이나, 우리 가정의 특색에 대해 별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점점 시간이 지나고, 주변에서 많은 것을 보고 들으며 어떠한 이질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유치원 때의 일이다. 어머니는 당시 유치원에서 중국어 교사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계셨는데, 나는 어머니가 근무하는 바로 그 유치원에 다니게 되었다. 아직도 잊지 못한다. 뒤에서 ‘아, 쟤가 중국어 선생님 딸이야?’ 라면서 수근거리던 목소리와 따가운 시선을. 당시 5~6살 어린 나이.. 공감수 0 댓글수 0 2022. 11. 12.
  • ‘페미 교사’라 불리는 두려움을 딛고 페미니스트 국어 선생들이 말하는 ‘요즘 학교 어떤가요’① *성평등 국어교사모임에서 함께 이야기 나누고 작성한 내용입니다. 이메일 주소 femi_literacy_t@naver.com 페미니즘을 말하기 두려운 학교 어느 날 초면의 학생이 교무실로 찾아와 부탁했다. ‘개인 주제 탐구 보고서 주제를 페미니즘으로 하고 싶은데, 참고할 만한 책을 좀 추천해달라’는 부탁이었다. 내가 교내에서 성평등 교원 학습 공동체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신 선생님이 이 학생에게 나를 소개한 것이었다. 잔뜩 신이 나서 이 책 저 책 학생에게 안겨주던 나는 학생을 교실로 돌려보낼 때쯤 돼서야 덜컥 겁이 났다. ‘82년생 김지영’을 버스에서 펼쳐들었을 때 받은 눈총과, 독서 인증을 올렸던 연예인들이 받았던 비난, 바로 얼마 전 .. 공감수 1 댓글수 1 2022. 10. 14.
  • 잘 아플 권리, 약자가 되지 않을 권리를 주장하는 사람들 ▶ 한국계 미국 이민자의 에세이: 결핍과 의존, 그리고 중독... 『남은 인생은요?』 남은 인생은요? : 네이버 도서 네이버 도서 상세정보를 제공합니다. search.shopping.naver.com 건강권이 아니고 질병권?! _조한진희 지난 몇 년간 치열하게 ‘잘 아플 권리’(질병권)에 대해 주장해왔다. 질병권은 오랜 투병 생활 이후에도 회복될 수 없는 아픈 몸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받아들이면서, 생각하게 된 아이디어였다. 건강한 사람의 눈으로 나의 아픈 몸을 보며 좌절하고 비극의 시나리오를 쓰는 것을 멈추자 그곳에서 피어나기 시작한 개념이다. 아픈 사람의 눈으로 세계를 다시 읽기 시작하면서 제시하게 된 게, 질병권이었다. 질병권이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글을 쓰거나, 강의를 하거나, 연극을 .. 공감수 1 댓글수 0 2022. 10. 13.
    문의안내
    • 티스토리
    • 로그인
    • 고객센터

    티스토리는 카카오에서 사랑을 담아 만듭니다.

    © Kakao Co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