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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애, 섹스, 결혼 없는 무성애자의 ‘가족-되기’ 〈사랑할 수 없는 두 사람〉(恋せぬふたり, 2022)은 일본 공영 방송 NHK에서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방송된 드라마 시리즈다. “밤 드라마”(よるドラ)로 편성되어, 조금 늦은 시간인 밤 10시 45분부터 방송되긴 했지만, 성소수자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드라마가 NHK에서 방영되었다는 것에 조금 놀랐다. 그리고 더 궁금해졌다. 극본을 쓴 건 요시다 에리카로, 국내에선 BL(Boy’s Love) 작품으로 꽤 많이 알려져 있는 만화 〈30살까지 동정이면 마법사가 될 수 있대〉(30歳まで童貞だと魔法使いになれるらしい, 줄여서 ‘체리마호’로 불림) 드라마 버전의 작가이기도 하다. 요시다 에리카는 〈사랑할 수 없는 두 사람〉으로 매년 우수한 드라마 각본을 선정하는 ‘무코우다 쿠니코 상’을 수상했다. 또한 이.. 공감수 0 댓글수 0 2023. 1. 2.
  • ‘자기만의 동굴’에서 여자들은 무엇을 할까 ‘남자들은 자신만의 동굴이 필요하다.’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본 말일 것이다. 이 문장에는 마치 고독이 남자들만의 전유물인 것처럼 여기는 생각이 들어있다. 여자는 자신만의 동굴이 필요 없을까? 조용하고 고독한 시간이 다른 성별들에겐 필요 없는 것일까? 아멜리 뿔랑의 동굴 ⟨아멜리에⟩의 원제는 ⟨아멜리 뿔랑의 멋진 운명⟩이다. 당시 짝수 글자로 영화 제목을 짓는 것이 유행하던 탓에, 수입사는 ‘아멜리’의 이름에 아무 뜻이 없는 ‘에’를 덧붙여 ‘아멜리에’를 완성 시켰다는 속설이 있다. 주인공 이름은 제목과는 달리 ‘아멜리에’가 아닌 ‘아멜리 뿔랑’이다. ▲ 장 피에르 주네 연출 영화 ⟨아멜리에⟩ 장면 중 아멜리는 어릴 적부터 혼자였다. 어머님을 일찍 사고로 여의던 날, 한 짓궂은 어른이 어린 아멜리에게 이.. 공감수 0 댓글수 0 2023. 1. 1.
  • 이순자 유고 산문집 『예순 살, 나는 또 깨꽃이 되어』 나를 어제처럼 살게 하지 마시고 어제와 함께 살게 하소서 (…) 내게서 떠나는 것들이 조용히 문지방을 넘게 하시고 다가오는 것들을 가만히 받아 안게 하소서 (…) - 이순자 유고 시집 『꿈이 다시 나를 찾아와 불러줄 때까지』 수록작 ‘신년의 기도’에서 ‘거리두기’가 잘 되지 않는 글들이 있다. 날것의 삶이 담긴 이야기 속에 한 존재가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것이 느껴질 때 독자에게도 강렬한 에너지가 전이되기 때문이다. 1년 전 SNS를 중심으로 수없이 공유되며 화제가 된 이순자 작가의 ‘실버 취준생 분투기’(2021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부문 수상작)도 그런 글이었다. ▲ 이순자 작가가 쓴 ‘실버 취준생 분투기’는 2021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 부문을 수상했다. 이순자 유고 산문집 『예순 살, 나는 또.. 공감수 0 댓글수 0 2023. 1. 1.
  • 삼성반도체 산업재해가 대를 잇고 있다 『문제를 문제로 만드는 사람들』 이혜주(가명): 1977년생. 1995년 삼성반도체 기흥사업장 입사. 현장직 디퓨전 공정에서 근무. 2000년 퇴사. 2003년 재입사. 2011년 퇴사. 김지윤(가명): 이혜주의 아들. 2008년생. 선천성 식도폐쇄증, 콩팥무발생증 등 증상. 어떤 사람의 이야기는 간략한 이력 소개만으로도 맥락이 그려진다. 어떤 사람의 이야기는 무수한 설명으로도 다 채워지지 않는다. ▲ 『문제를 문제로 만드는 사람들』 희정 글, 정택용 사진, 반올림 기획, 오월의봄, 2022 삼성반도체 사업장에서 근무했던 이혜주, 김수정, 정미선, 김희연, 박지숙, 이은경(이상 가명), 그리고 최선애의 이야기는 둘 다 해당한다. 간단한 이력 소개만으로도 병의 근원이 어디서 왔을지 짐작할 수 있게 되지만,.. 공감수 0 댓글수 0 2022. 12. 15.
  • 국어 시간에 여성 시인 만나기 페미니스트 국어 선생들이 말하는 ‘요즘 학교 어떤가요’③ 이제껏 국어 시간에 만난 시인들을 한 명씩 불러보자. 윤동주, 백석, 이육사, 김소월, 한용운, 박목월, 박두진, 유치환, 이용악, 서정주…. 익숙한 호명에 몇몇은 얼굴까지도 또렷이 떠오른다. 그들은 국어교육 내에서 더는 도전받지 않는 뚜렷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그들의 위상은 너무도 확고하여 일견 깊은 해자와 웅장한 산세로 둘러싸인 견고한 성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 문학사적 업적이나 지명도 외 그들의 공통점을 찾아보라고 하면 선뜻 떠오르지 않을 것이다. 숨 쉬듯 익숙한 것이라 그런지도 모른다. 바로 작가의 성별이다. 전부 남성인데, 왜 학창 시절에는 이러한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의아할 정도다. ▲ 학생들이 국어교육을 통해 만나게 되는 시.. 공감수 0 댓글수 0 2022. 12. 13.
  • 최현희 교사의 『다시 내가 되는 길에서』 ‘마중물샘’(최현희 교사의 별칭)의 단독저서가 나왔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막연히 페미니즘 교육을 주제로 한 것 아닐까 예상했는데 ‘회복 일지’라는 부제를 보고 더욱 반가우면서 한편 만감이 교차했다. 2017년 최현희 선생님은 학교 운동장을 남학생들이 전유하고 있는 문제를 말하며 페미니즘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인터뷰했다. 그 영상이 온라인에 퍼지며 비난과 공격에 시달렸고, 몇몇 언론사의 허위보도가 더해져 혐오 세력으로부터 민원과 고발을 당하기에 이른다. 당시 나와 주변인들은 안타까운 마음으로 사건을 지켜보며 ‘#우리에게는_페미니스트_교사가_필요합니다’ 해시태그 운동이나 관련 청원 캠페인 참여 등으로 희미하게나마 ‘연대’하고자 했다. 그리고 우리는 각자의 일상을 살아갔지만, 최현희 선생님은 몇 년간 무너진 .. 공감수 0 댓글수 0 2022. 11. 28.
  • ‘대의’에서 소외된 갈매기는 어디로 날아가야 하는가 [극장 앞에서 만나] 김미조 감독 〈갈매기〉 _신승은 글 ‘해일이 오는데 조개나 줍고 있다.’ 어떤 자가 말했다. 대의를 위해서 지금은 온 신경을 거기에 집중해야 할 때인데 페미니즘 같은 작은 조개를 줍고 있을 여력이 없다는 뜻이다. 여기서 말하는 ‘대의’는 과연 무엇일까. 페미니즘은, 여성의 일은 결코 ‘대의’가 될 수 없는 것일까. 위 발언은 수많은 비판을 받았다. 그래 마땅하다. 약자의 권리에서 우선순위를 나누기 시작하는 순간, 망하게 된다. 이 단순한 논리를 사회는 종종 잊는다. 한 씬 내에 서너 컷 이하로 촬영을 했다는 김미조 감독의 인터뷰에서 알 수 있듯, 영화는 서스펜스 대신 다소 지루할지라도 불안감을 자극하지 않고 카메라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오복을 바라본다. 김미조 감독의 이 방식.. 공감수 0 댓글수 0 2022. 11. 26.
  • 수술과 치료를 통해 ‘비장애인처럼 되라’ 압박하는 사회 서평 에세이 당신의 연애는 안전한가요 : 네이버 도서 네이버 도서 상세정보를 제공합니다. search.shopping.naver.com 구르님(김지우)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굴러라 구르님’을 즐겨본다. 얼마 전 그는 자신의 장애 치유 경험을 주제로, ‘예쁘게 걷기 위해 수술한 나, 또 수술해도 괜찮을까요’라는 짧은 토론 영상을 올렸다. 뇌성마비 장애를 가진 그는 10살 아이 시절에 “예쁘게 걸을 수 있다”는 정형외과 의사의 권유로 수술을 감행했다. 고통은 극심했고, 무엇보다 예쁘게 걷게 되지 않았다. 그러다 휠체어를 만나고 새 세상이 열렸다. 걷지 않고도 이동할 수 있는 수단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예쁘게” 걷기 위해 굳이 수술을 받아야 헀을까? 이런 고민은 비단 그루님에게만 해당되지 않을 것.. 공감수 4 댓글수 0 2022. 10. 1.
  • 결국은 진실이 통할 것이다, ‘봄바람’이 분다 다큐멘터리 영화 올 봄, 제주도 강정마을에서 ‘다른 세상을 만나는 40일 순례, 봄바람’(봄바람 순례단)이 서울을 향해 행진을 시작했다. 불평등한 SOFA(주한미군 지위협정) 개정 운동, 평택 대추리 미군기지 이전 반대 운동, 용산 참사 규명 운동, 제주도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반대 운동 등을 함께해 온 ‘길 위의 신부’ 문정현 신부와 평화바람 활동가들, 그리고 길동무들로 구성된 봄바람 순례단은 40일 동안 38개 지역과 95곳의 투쟁 현장을 찾았다. 비정규직 노동자, 해고 노동자들이 노동의 권리를 외치며 싸우는 곳, 전쟁을 반대하는 이들이 목소리를 드높이는 곳, 동물들이 자신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투쟁하는 이들이 있는 곳,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지난한 시간을 견뎌내는 사람들과 만났다. 이 만남과 현.. 공감수 3 댓글수 0 2022. 9. 26.
  • <책방에서 밑줄 긋기> 모지민 에세이 『털 난 물고기 모어』 ‘털 난 물고기’의 무지갯빛 춤, 반짝이는 글 [연재 소개] 여성들의 말과 글이 세상에 더 많이 퍼지고 새겨져야 한다고 믿으며, 서점에서 퍼뜨리고 싶은 여자들의 책을 고른다. ‘살롱드마고’의 신간 책장에서 마음에 새겨지는 책을 한 권씩 밑줄 그으며 꼭꼭 씹어 독자들과 맛있게 나누고자 한다. (달리) ▲ 살롱드마고 신간 코너에 있는 모지민 에세이 『털 난 물고기 모어』 (은행나무, 2022) ©달리 “나는 나 자신을 정의할 수 없다. 누구든 나를 무엇이라고 규정하길 원치 않는다. 나는 그저 보통의 삶을 영위하는 평범한 사람이고 싶다.” (『털 난 물고기 모어』 16쪽) 캄캄했던 극장에서 스크린을 뚫고 찬란한 무지갯빛이 춤춘다. 그늘을 숨긴 가면 같은 화장, 한껏 올라간 속눈썹과 아슬아슬한 힐, 가느다랗지만.. 공감수 16 댓글수 0 2022. 9. 11.
  • 과대 생산의 사회, 이삭 줍는 사람들 [극장 앞에서 만나] 아녜스 바르다 영화 _신승은 글 당신의 연애는 안전한가요 데이트 초기부터 헤어짐, 이별 후 과정까지 피해자의 눈으로 낱낱이 재해석하며, 데이트폭력이 일어나는 과정을 속 시원하게 보여주며 데이트폭력의 전모를 밝힌 책이다. 책의 전체 구성은 연 www.aladin.co.kr 바야흐로 과소비의 시대다. 환경오염, 기후위기 뉴스가 매일 같이 경종을 울리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가닿지는 않는 듯싶다. 서울 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한 적이 있었다. 점심 시간대여서 점심을 먹고 나온 직장인들을 대거 마주칠 수 있었다. 그들은 모두 플라스틱 일회용 잔에 담긴 음료를 들고 있었다. 한 쪽에서는 텀블러가 대량 생산되어 문제를 일으키고 또 다른 쪽에서는 여전히 플라스틱 쓰레기가 난무하고 있다. 다른 세상.. 공감수 0 댓글수 0 2022. 8. 12.
  • ‘흑인 여성 혐오’(misogynoir)로부터의 해방 [페미니즘으로 다시 듣기] 야야 베이, 북극성을 찾아서 -Yaya Bey “Big daddy ya” 뮤직비디오 https://youtube.com/watch?v=1tT4Epalqk8 음악가 야야 베이(Yaya Bey)는 어느 날 SNS에서 이런 내용의 글귀를 봤다고 한다. “흑인 여성은 건강한 사랑을 해본 적 없고 그런 사랑을 받아본 적도 없다.” 그는 글로벌 음반 판매 플랫폼 밴드캠프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되물었다. “여성혐오가 나를 흙 길로 데려갔다. 나는 사랑이 가능하다고 생각할까? 사랑은 어떤 모습일까?” 사랑은 여러 형태를 하고 있다. 하지만 흑인 여성의 사랑은 모종의 스테레오타입에 갇혀 있다. 흑인여성혐오(misogynoir, 여성혐오를 뜻하는 misogyny와 검은색을 뜻하는 noir의 합성.. 공감수 0 댓글수 0 2022. 7. 28.
  • 이혼 선언한 엄마와 네 딸들 한국퀴어영화제 상영작 원은선 감독 페미니스트 엄마와 초딩 아들의 성적 대화 아들 성교육이 사회를 바꾼다 미투(#MeToo) 확산, 성평등한 성교육의 중요성 부각 초딩 아들, 영어보다 성교육! 미투(#MeToo) 운동이 사회 전반을 휩쓸고 있다. 이는 달리 말하면, 그만큼 우리 사회 book.naver.com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년간 온라인에 중점을 둔 행사로 진행되던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오프라인으로 진행 중이다. 7월 15일부터 17일간 진행되는 서울퀴어문화축제의 메인 행사 중 하나인 한국퀴어영화제 또한 온-오프라인 동시 행사로 열린다. 온라인은 15일부터 31일까지 OTT 스트리밍 플랫폼 퍼플레이(purplay.co.kr/kqff2022)에서, 오프라인은 오는 22일부터 24일까지 3일간 라이카시네마.. 공감수 0 댓글수 0 2022. 7. 25.
  • 정든 고향, 스위트홈? ‘가부장적 장소’를 떠난 여성 청년들 장민지 『여자들은 집을 찾기 위해 집을 떠난다』 “집이 어떻게 경험되는가는 집이라는 공간과 그 내부에서의 사회관계를 결정할 수 있는 권력이 누구에게 있는가에 달려 있다.” -발렌타인 (책 44쪽) 자유와 생존 그리고 욕망의 다른 이름, 집 이사를 하지 않은 지 5년이 지났다. 성인이 되자마자 부모님 집을 떠난 뒤 최장기록이다. ‘내 집’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세입자였을 때엔 1~2년 단위로 이사를 다니곤 했으니까. 현재 사는 집은 집값의 90% 이상 빚을 내 구입을 감행했다. 어떤 사람들은 그렇게까지 무리해서 집을 가질 필요가 있느냐고 했는데, 그들은 자기 소유의 집을 이미 가졌거나 집의 상태가 건강에 별 영향을 주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그때 나는 10년 넘게 남의 집을 떠도는 동안 몸과 마.. 공감수 0 댓글수 0 2022. 7. 19.
  • 부동산이 아니라, 숫자 너머의 ‘집’을 보는 방법 줌마네 기획전 과 소책자 네가 좋은 집에 살면 좋겠어 좋은 집이란 무엇일까? 투기와 불안을 부추기는 사회에서 나다움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열두 가지 재밌는 집 이야기 『네가 좋은 집에서 살면 좋겠어』는 한마디로 집보다 중요한 진 book.naver.com 지금까지 집이라는 공간과 살아온 세월을 돌이켜 보면, 정말 내 ‘취향’이었던 집은 없었던 것 같다. 원가족과 살았던 집들은 나에게 선택권이 없었고, 혼자 살았던 집들 또한 내가 고른 집이었음에도 내 취향은 아니었다. 그저 지금 내가 가진 돈으로 머물 수 있는 랜덤한 공간 중 하나였을 뿐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크게 불만을 가져본 적도 없다. 왜일까? 취향을 가지는 일에도 “훈련이 필요”한데, 그런 훈련을 할 여지가 주어지지 않았으니까. “나한.. 공감수 0 댓글수 0 2022. 7. 14.
  • 연시내가 살아있다 [신승은의 극장 앞에서 만나] 영화 김진화 감독 무언가를 미치도록 좋아해 본 적이 있는가. 나에게는 영화가 그렇다. OTT 시장이 활성화되자 영화가 사라지면 어떡하지 걱정을 했다. 누군가는 말했다. 영화는 사라질 리 없다고. 그래도 불안했다.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지 머릿속이 하얘졌다. 너무 좋아하다 보니 만드는 일도 부담이 되었다. 내가 만드는 것이 영화라는 매체 자체에 해를 끼칠까 봐 걱정이 컸다. 사랑하면 용기가 생긴다던데 정반대의 상황이었다. 어떻게 잘 사랑하면서 만들 수 있지. 만드는 일도 지키는 일도 쉽지가 않았다. ‘짝퉁’ 가수 엄마와 ‘관종’ 유튜버 딸 김진화 감독의 영화 는 윤시내를 미치도록 사랑하는 한 여성, 신순이(오민애)의 이야기다. 그는 ‘연시내’라는 윤시내의 이미테이션 가수.. 공감수 0 댓글수 0 2022. 6. 30.
  • 달콤살벌한 사랑과 우정, ‘프라이드’ 가득한 영화/드라마 6월은 ‘프라이드 먼스’(Pride Month), 성소수자 자긍심의 달이다. 벌써 6월 하순이라 ‘특집’이라는 이름을 붙이긴 애매하지만, 자긍심의 달을 기념하는 마음으로 추천 영상 콘텐츠를 골라봤다. 국내 서비스 중인 OTT플랫폼에서 볼 수 있는 세 작품, 영화 , TV드라마 시리즈 과 이다. ▲ 영화 중 페이지와 AJ가 운동장 위에서 이야기하는 모습 ©Hulu 영화 (새미 코헨 감독, 2022, 디즈니플러스)는 일찌감치 레즈비언으로 정체화한 고등학생 페이지의 꿈과 사랑을 다룬 하이틴 로맨스 드라마다. 많은 로맨스 장르가 그러하듯, 예기치 못한 삼각관계 속에서 자신의 진짜 감정을 깨닫는 주인공과 더불어 어떤 성장을 하게 되는 과정이 사랑스럽게 담겨 있다. 코미디 시리즈 (원제 Hacks, 왓챠)는 라스베.. 공감수 0 댓글수 0 2022. 6. 27.
  • 가부장적 음악시장에서, 더욱 반짝이는 [페미니즘으로 다시 듣기] 싱어송라이터 클레어오(Clairo) 양성애자임을 커밍아웃한 팝 스타인 클레어오는 십대 시절 유튜브에 올린 음악으로 알려졌으며, 여성 간의 사랑을 담은 “Sofia” 등이 수록된 첫 앨범 Immunity(2019)가 여러 매체에서 호평을 받고 히트한 데 이어, 2021년 반가운 두 번째 앨범 Sling으로 돌아왔다. 직접 만든 곡임을 증명해야 했던 인터넷 팝 스타 고등학교 시절부터 음악활동을 해온 클레어오는 끊임없이 자신을 증명해야 했다. 처음 인터넷 플랫폼을 통해 자신의 음악을 선보였을 때부터, 2017년 유튜브에 공개한 “Pretty Girl”이 잘 알려졌을 때(현재 조회수는 8천만 회를 기록하고 있다), 이후 “Flamin Hot Cheetos”를 비롯해 다른 곡도 연이어 .. 공감수 0 댓글수 0 2022. 6. 26.
  • 초여름 밤을 걷고 또 걸었던 우리 마리 도를래앙 글‧그림 『어떤 약속』 한참 자는데 엄마가 방문을 열고 말해요. “얘들아, 우린 약속이 있잖아?” 속삭이듯 작은 소리로요. 그림책 『어떤 약속』(마리 도를래앙 글‧그림, 이경혜 옮김, 재능교육)의 시작 글이다. 상상해 보자. 그다음 어떤 장면이 펼쳐질까? ▲ 마리 도를래앙 글‧그림 『어떤 약속』 중에서. 책장을 넘기면, 두 아이가 주섬주섬 옷을 입는 장면이 나온다. 한두 시간밖에 자지 못했지만 아이들은 ‘군말 않고’ 채비를 한다. 그다음 장은 막 집을 나선 가족의 모습이다. 맨 앞에 엄마, 그 뒤에 남자아이, 여자아이, 맨 뒤에 아빠가 일렬로 나아가고 있다. 귀뚜라미 노랫소리가 들리는 여름밤, 네 사람은 차고 시원한 밤 공기에 실려 오는 붓꽃과 인동덩굴 꽃향기를 맡으며 골목을 걷고 또 걷는.. 공감수 0 댓글수 0 2022. 6. 20.
  • 추앙도 멸시도 아닌, 몸과 기억의 ‘퀴어링’ 한정현의 소설 『나를 마릴린 먼로라고 하자』 “세상에서 가장 추앙받고 가장 멸시당하는 사람이 마릴린 먼로인 것 같다고.”(185쪽) 마릴린 먼로가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 같은 영화에 출연해보고 싶다고 하자, 한 기자가 비아냥거리듯 물었다고 한다. “도스토예프스키 스펠링은 알아요?” 금발에 ‘백치미’ 캐릭터로 유명했고 사후에도 영원한 ‘섹스 심벌’로 박제된 듯한 마릴린 먼로는 사실 어디에나 책을 들고 다니는 독서광이었다. 그가 가장 아끼는 것은 자신이 소장한 수백 권의 책 목록이었다고 한다. 기자의 무례한 질문에도 마릴린 먼로는 웃으며 답했다. “혹시 그 책을 읽어봤나요? ‘그루센카’라는 매력적인 캐릭터가 나오는데, 나는 그 역할에 아주 잘 어울릴 거라고 생각해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지하철 환풍구에서 .. 공감수 0 댓글수 0 2022. 6. 14.
  • 선별검사소 간호사 “우리 모두 역사의 현장에 있었다” 전유경 에세이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지 2년이 넘은 지금, 길었던 격리의 삶이 마무리되고 일상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는 모양새다. 물론 이 시점에도 회복이라는 말이 여전히 멀게만 느껴지는 이들이 있다는 걸 잊어선 안 되지만, 거리에 사람들이 늘어나고 고요했던 밤의 모습도 조금씩 사라진다. 지난 2년 동안 많은 이들이 찾았던 곳, 때때로 오랜 시간 줄서서 기다려야 했던 코로나19 선별진료소 또한 안녕을 고하고 있다. ‘OO 선별진료소 마지막 운영’이라는 소식을 접할 때마다, 정말 엔데믹으로 접어드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어 살짝 마음이 들뜬다. 이런 시기에 만난 책 (전유경 지음)는 코로나19와의 이별을 기대하느라 잊을 뻔했던 것들, 그리고 알지 못하고 지나갈 뻔한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다. (박주연 기자).. 공감수 1 댓글수 0 2022. 6. 11.
  • 자본주의는 말을 걸지 않는다 [극장 앞에서 만나]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 임종린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장의 단식이 53일 만에 중단되었다. 노동자의 외로운 단식투쟁은 끝내 시원한 대답 없이 마무리되었다. SPC 파리바게트 측은 아침식사로 노동자들에게 500원 상당의 해피포인트를 지급해 온 것을 비롯하여, 휴일과 휴게시간을 제대로 보장하지 않는 등 부당노동행위와 노동 착취를 해온 것이 드러났다. 임종린 지회장은 보식을 진행 중이며, 곳곳에서 릴레이 단식이 이어지고 있다. ▲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의 영화 포스터, 1990 핀란드 감독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영화 중 자본주의를 차갑게 다룬 3부작 (1998), (2006), (1990)가 있다. 이번에 다룰 영화 에도 한 노동자 여성이 등장한다. 이름은 이리스.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 공감수 0 댓글수 0 2022. 6. 6.
  • 새로운 음악의 갈래를 만드는 흑인 여성 로커 [페미니즘으로 다시 듣기] 브리트니 하워드 미국 남부의 흑인 여성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교수로, 작가로 활동 중인 잔드리아 F. 로빈슨(Zandria F. Robinson)은 에 기고한 글에서 “시스터 로제타 사프와 프린스의 자손이자 모든 장르의 소유자”라고 오늘 소개할 음악가를 평한다. ▲ 브리트니 하워드(Brittany Howard)가 2019년에 발매한 화제의 앨범 [Jaime] 자켓 프린스(Prince)는 2016년에 세상을 떠난 미국의 프로듀서이자 싱어송라이터, 배우다. 일찌감치 젠더리스 패션을 선보인 스타일 아이콘이었고, 뛰어난 기타 연주 실력은 물론 훌륭한 작곡가이자 프로듀서로서 음악을 제작하는 역량을 지녔으며, 록을 기반으로 다양한 장르를 결합해 1980년대 팝이라는 개념이 형성되는 과정에.. 공감수 0 댓글수 0 2022. 5. 30.
  • 사랑은 낯선 길을 떠나는 것이야 마리 꼬드리, 고티에 다비드 글‧그림 『세상 끝에 있는 너에게』 그림책 『세상 끝에 있는 너에게』 (고티에 다비드, 마리 꼬드리 쓰고 그림, 이경혜 옮김, 모래알)는 뿌리가 다른 두 존재가 사랑하는 가능성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이 그림책의 주인공은 새를 사랑하는 곰이다. 지난 여름, 곰은 새와 함께 보내며 행복했고 ‘너의 곰’이 되었다. 그런데 계절은 둘을 떨어트려 놓았다. 겨울이 오자 새는 따듯한 남쪽으로 떠나야 했고, 곰은 겨울잠을 준비해야 했다. 그런데, 사랑은 용기와 질문을 샘솟게 하니까! “왜 우리는 해마다 헤어져야 할까?” 곰은 질문하고, 스스로 대답한다. “난 큰 결심을 했어. 세상 끝에 있는 너를 찾아가기로 말이야.” ▲ 마리 꼬드리, 고티에 다비드 글, 그림 『세상 끝에 있는 너에게』 .. 공감수 0 댓글수 0 2022. 5. 22.
  • 내가 만난 최승자라는 우주 최승자의 『한 게으른 시인의 이야기』를 읽고 “말하자면 나는 애초에 내 인생을 눈치챘다. 그래서 사람들이 희망을 떠들어댈 때에도 나는 믿지 않았다. 불확실한 희망보다는 언제나 확실한 절망을 택했다.”(최승자, 『한 게으른 시인의 이야기』 22쪽) ▲ ‘살롱드마고’에 입고된 최승자 시인의 산문집 『한 게으른 시인의 이야기』(난다, 2021) ©달리 절망은 익숙하고, 희망은 불가능해 보였다. 죽음은 매혹적이고, 삶은 지긋지긋한 숙제 같았다. 우울했던 10대의 그늘을 안고 입학한 대학 신입생 시절, 공강 시간을 때우러 혼자 학교 도서관에서 죽치곤 했다. 볕도 잘 들지 않고 먼지가 쌓여 퀴퀴한 시집 코너에서 최승자라는 이름을 처음 보았다. 우연히 펼친 그의 시는 첫 장 첫 구절을 읽자마자 심장이 쿵 내려앉는 동.. 공감수 0 댓글수 0 2022. 5. 20.
  • 새로 태어난 어머니는 ‘모성’에 갇히지 않는다 [만만찮은 그녀들의 이야기] 손 없는 색시 옛이야기에는 여성이 일생 동안 겪을 수 있는 가부장제 폭력의 수많은 사례가 있다. 는 부모로부터 끔찍한 학대를 겪고 살아남은 여성의 생존기다. 아버지가 딸의 손목을 작두로 댕강 자르는 대목에서는 몸이 오그라든다. 이렇게 피가 철철 흐르는 이야기가 지금까지 이어지는 것은 가족제도의 폭력성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 잔혹한 이야기 속에는 세 명의 어머니가 있다. (한국구비문학대계 1983년 대구 김음전의 이야기) 처음 등장하는 어머니는 주인공의 계모다. 옛이야기에서 계모는 생모가 아니라기보다 모성의 다른 면을 나타낼 때가 많다. 어머니는 체액인 젖을 주고, 똥오줌을 비롯한 가장 내밀한 몸의 비밀을 공유하는 최초의 타인이다. 그러므로 모든 인간의 첫사랑은 .. 공감수 0 댓글수 0 2022. 5. 11.
  • 톰보이는 금쪽이인가요? [극장 앞에서 만나] 셀린 시아마 감독 영화 지난 3월 11일 채널A에서 방영된 에서는 치마를 입기 좋아하는 지정성별 남성 아동이 나왔다. 오은영 박사님은 아빠와의 관계가 좋지 않아 남성성을 제대로 학습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고 유추했다. 그러면서 엄마와의 관계가 좋지 않은 딸들은 톰보이가 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방송이 나간 후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품었다. 지극히 프로이드적인 해석이었고, 프로이드의 이론은 여성혐오적, 성별이분법적, 결정론적인 문제점을 갖고 있으므로 현세에 그대로 적용하기엔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말 아빠와 관계가 안 좋으면 화장하기 좋아하고 치마 입기 좋아하는 남아가 될 수 있고, 역으로 엄마와 관계가 안 좋으면 톰보이가 되는 것일까? ▲ 셀린 시아마 연출 영화 중 미카엘/로레와.. 공감수 0 댓글수 0 2022. 5. 9.
  • 록 음악 정신은 자유, ‘젠더 프리’하게 [페미니즘으로 다시 듣기] 이탈리아 록 밴드 모네스킨(Måneskin) 모네스킨의 음악은 전통적인 록 밴드의 느낌이 강하게 느껴진다. 1970~1980년대 글램 록부터 고스 록, 파워 팝까지의 시기에 흥했던 음악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라는, 1956년부터 시작된 유럽권 최대 규모의 음악 경연 대회에 나가 우승을 거두었는데, 우승 후 최단시간 내에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게 되었다. 록 음악이 우승 곡이 된 것은 2006년 핀란드의 메탈 밴드 로르디(Lordi)의 “Hard Rock Hallelujah” 이후 15년만이다. *모네스킨 “Zitti e buoni” (2021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 결승 무대) https://youtube.com/watch?v=RVH5dn1cxAQ .. 공감수 0 댓글수 0 2022. 5. 6.
  • 구석진 마음을 세상과 연결시켜 봐! 조오 글‧그림 『나의 구석』 ‘회복 탄력성’이라는 개념을 처음 들었을 때, 무척 기뻤다. 몇 해 전, 한 강연에서 선생님은 누구에게나 역경을 이겨내는 마음 근력이 있다면서, 회복 탄력성에 대해 알려 줬다. 그리고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내는 사람을 단 한 번이라도 만난 경험이 있으면, 회복 탄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상처받은 누구든 회복될 수 있다는 믿음이 바탕에 깔린 이 개념이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올봄에 나는 이 말을 떠올리며 화가 치밀었다. 누군가가 어떤 고통에서 영영 회복되지 않는다면, 그게 그의 회복 능력이 낮아서라는 건가? 싶어지는 거다. 그즈음 그림책 『나의 구석』(조오 글‧그림, 웅진주니어, 2020)을 보았다. ▲ 조오 글‧그림 『나의 구석』(웅진주니어, 2020) 직사각형 판형 책이.. 공감수 0 댓글수 0 2022. 4. 29.
  • 당신도 ‘글쓰기 공동체’를 만났나요? 어딘 작가의 『활활발발』을 읽고 [글쓴이: 달리] 여성들의 말과 글이 세상에 더 많이 퍼지고 새겨져야 한다고 믿으며, 서점에서 퍼뜨리고 싶은 여자들의 책을 고른다. ‘살롱드마고’의 신간 책장에서 마음에 새겨지는 책을 한 권씩 밑줄 그으며 꼭꼭 씹어 독자들과 맛있게 나누고자 한다. [일다] 청년 여성 작가들의 ‘활활발발’ 기세를 보며 글 잘 쓰는 지인이 ‘이슬아 작가에게 질투가 난다’는 말을 했을 때 난 몰래 안도했다.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나만 찌질한 글쟁이가 아니었어! 휴우 다행이다. “어떻게 그렇게 많이 쓰고 잘 써?” 포인트는 그거였다. 지인의 말에는 질투를 넘어 감탄과 존경이 담겨 있었다. “그러게요. 그런데, 많이 쓰면 잘 쓸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앞에 놓인 음료 빨대를 쭉쭉 빨며 무심하.. 공감수 0 댓글수 0 2022. 4.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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