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주의 저널 일다 www.ildaro.com 죽음의 밥상 外 현대문명과 거리를 둔 채, 산골에서 자급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는 도은님이 연재를 시작합니다. 도은님은 두 딸과 함께 쓴 “세 모녀 에코페미니스트의 좌충우돌 성장기” 의 저자입니다. www.ildaro.com 아이들과 함께 펴낸 책에도 썼지만, ‘무얼 먹고 살까’ 하는 문제는 젊을 때의 나에겐 그리 중요하게 다가오지가 않았다. 청년 시절의 나는 자취방과 기숙사를 옮겨 다니며 대충 끼니를 때웠고, 먹는 음식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무릇 청춘이란 음식 같은 사소한 것(!) 말고 다른 중요한 일에 관심을 쏟아야 훨씬 그럴 듯해 보였나 보다. 또 이삼 십년 전에는 지금만큼 극성스럽게 가공식품이나 패스트푸드 음식이 우리 일상에 깊숙이 들어오지 않았다...
진실을 직시하는 건 늘 너무 힘들다 윤하의 딸을 만나러 가는 길 (40) 집에서 한 시간 남짓 걸어가면 큰 호수가 있다. 일주일 전부터 이 호수를 다니고 있다. 암수술을 받은 지 아무리 오래 되어도 안심하지 말고, 운동도 열심하고 음식도 신경 쓰자고 다짐했었다. 그러나 5년이 지나서 약을 끊고 병원도 자주 가지 않는 상황이 되니, 마음가짐이 느슨해지는 게 사실이다. 여전히 유기농 식재료로 식사를 하고 운동도 규칙적으로 하지만, 밤늦게까지 일을 하거나 외식할 궁리를 하는 등, 나쁜 생활습관을 조금씩 늘리고 있었다. 하지만 암재발에 대한 경각심 때문에 운동을 더 하기로 결심한 건 아니다. 그보다 나쁜 습관으로 뱃살이 불어나는 모습에 화들짝 놀라, ‘얼른 운동을 더 하자, 음식도 더 신경 쓰자’ 하면서 요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