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들 물 같고 풀 같은 데모를 하십니다” 공선옥 “꽃 같은 시절”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고 읽고 쓰는 사람, 안미선이 삶에 영감을 준 책에 관해 풀어내는 “모퉁이에서 책읽기”. 이 칼럼은 한국여성민우회 블로그 ‘민우트러블’에도 공동 게재됩니다. www.ildaro.com ‘우리는 단 한 번도 송전탑을 허락한 적이 없다’ 밀양에 갔을 때, 함께 간 친구 고즈가 이 책이 자꾸 떠오른다는 이야기를 했다. 송전탑 공사가 막 시작되는 현장에서, ‘할매’들은 공사를 온몸으로 막아내고 있었다. 경찰들이 수십 명씩 마을 길목으로 올라왔고 할매들은 그 앞을 팔을 벌리고 가로막았다. 경찰들 뒤에는 한전 직원들이 있었다. 공사를 강행하느라 헬기가 굉음을 내며 날아다니고 산꼭대기에는 불빛이 휘황했다. “못 간다, 이놈들,..
한전의 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 그 후⑤ 희정_르포작가 솔직히 지금도 의문이다. 밀양 소식에 익숙해질 만한데도 불현듯이 짜증 섞인 의문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왜 그렇게까지 한전은 송전탑을 지으려 할까. 그 오랜 반대에도, 이 많은 희생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또 한 분의 밀양 어르신이 죽음을 택한 날 송전탑 들어올 땅에 사는 사람이, “살아서 그것을 볼 바에야 죽는 게 낫다”며 제초제를 마시고 죽음을 택한 날 아침에도 한전의 공사는 멈추지 않았다. (밀양 상동면 고정마을 유 모 어른께서 음독자살을 기도하여 6일 오전 3시 50분에 운명하셨다.) 새로 공사가 들어간 골안마을 송전탑 부지로 가려던 한전 소속 인부들은 주민들에 의해 길이 막히자 샛길을 이용해 산까지 탔다. 한전은 올해까지 5개의 송전탑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