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말 들어줘 엄마 독일에서 심리치료하기⑦ ※ 독일에 거주하는 20대 후반 여성 하리타님이 심리치료 과정을 거치며 탐색한 섹슈얼리티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자신의 상처를 짊어지고 국경을 넘어 문화적, 사회적, 제도적 차이 속에서 삶의 변화와 사회와의 새로운 관계 맺기를 실천해가는 여정이 전개됩니다. –편집자 주 엄마, 가족, 이 해묵은 서운함 한 달 즈음 되었을까, 나는 자꾸만 엄마의 전화를 피하고 있다. 트라우마(trauma, 정신적 외상, 감정을 지배하는 기억)를 찾아가는 이 심리치료 과정에서 엄마에 대한 해묵은 서운함이 새삼스레 자꾸 치받아 올라와 그렇다. 엄마가 나의 슬픔, 좌절, 고통의 순간들을 외면했다는 것. 그건 날카로운 배신감과 깜깜한 외로움을 불러일으킨다. 감히 단언컨대, 심리적 고비마다 ..
“여자끼리 뭐해요?”② 세 여자의 동거 ※ 2016년 는 새로운 페미니즘 담론을 구성하기 위하여, “한국에서 젊은 여자로 산다는 것”을 주제로 청년여성들의 기록을 연재합니다. 이 기획은 한국여성재단 성평등사회조성사업 지원을 받습니다. [편집자 주] 여자 셋의 동거, 실상과 상상 사이 동생과 함께 자취한 지 칠 년째다. 둘이 산다는 것은 심정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혼자 사는 것보단 낫지만, 월세를 올려 달라는 주인집의 급작스러운 요구를 감당해야 할 때는 두 사람이 힘을 합해도 충분치가 않다. 그것이 계기가 돼 올해 동거인을 한 명 더 들였다. 마침 혼자 살 방을 구하고 있던 동거인의 욕구와 내가 사는 집의 월세 인상 타이밍이 딱 맞아떨어진 것이다. 이로써 여자 셋이 살게 됐다. 셋이 되고 보니, 방이 두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