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하든 열심히 살면 되지” 모범운전사 최인심 늦은 새벽에 잡아탄 택시. 목적지를 말했더니 앞에서 기사가 뭐라고 한다.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했지만 “네, 뭐라고 하셨어요?”라고 되물어보진 않았다. 때론 기사들이 쓸데없는 농담도 하니까, 때론 그런 농담 몇 마디 받아주다가 기운이 쏙 빠질 때도 있었으니까. “같은 동네 산다구요!” 손님이 별다른 대답이 없자, 뒤를 돌아보며 큰 소리로 말하는 기사. “네? 아, 네.” 그러고 보니, 기사가 여자분이다. 그것도 백발이 성성하다. 움츠렸던 마음이 풀어져서 “요즘 같은 때 새벽에 여자기사님 뵈니까 반갑네요.” 했더니 “그래요? 감사합니다.”라고 깍듯이 대답을 하신다. 핸들을 돌려 유유히 운전하며 손님을 편안하게 모시는 친절한 자태. ‘인터뷰하면 좋겠다’는 생..
성폭행을 당해 임신을 하자 자살을 결심하고 저수지를 배회하던 한 십대여성이 경찰에 발견되었다. 경찰은 소녀를 쉼터로 인계했다. 성매매업소에서 종사하다 나와서 지금은 쉼터의 상담원이 된 여성 A씨가 소녀를 도왔다. 쉼터에 자리를 마련하고, 변호사와 연락을 취하면서 A씨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속삭였다. “소녀야, 괜찮아. 너무 두려워하지 마. 너를 도와줄 준비가 되어 있단다. 나도 너처럼 성폭행을 당했어. 그리고 인생막장이라는 생각에 결국 성매매업소까지 가게 되었어. 그러나 너는 내가 도와줄게. 의료서비스를 받고, 법률서비스를 받고, 상담을 받으면서 너는 다시 태어날 수 있어. 열일곱 살이라고 했지? 공부를 하든 취업을 하든, 살아갈 수 있게 우리가 도와줄게.” - 중에서 만약 A씨가 십대시절 성폭행을 당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