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무르익은 일요일 오후, 여의도 시민공원에 사람들이 참 많았다. 모두들 ‘밥’은 먹고 나왔을까. 국회 앞은 의외로 조용하고 한적했다. 20일 전국여성농민대표자대회 삭발투쟁이 격렬하게 한바탕 지나간 이후,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이들의 ‘비닐’농성장은 가만히 그 자리에 있었고, 다만 여의도의 비둘기들은 생전 맛보지 못했을 햇벼를 쪼고 있었다. 쌀값폭락, 여성농민 ‘대북 쌀 지원’요구 “10년 전 80kg에 17만원 하던 쌀값이 올해 13만원까지 내려갔다. 물가도 오르고 농지, 종자, 비료, 농약, 농기계 값까지 올랐는데 쌀값은 뒷걸음질치고 있다.” 농성 6일째, 생존의 문제로 투쟁에 나섰지만 또 바로 눈앞 생존의 문제인 수확기에 쫓겨 다시 일터로 돌아간 여성농민들. 국회 앞 농성장에는 김정미 ..
“흙을 만지는 그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대체농법도 없이 무모하게 시작한 유기농업 농약을 치지 않고 농사를 지은 지 19년째 되는가 봅니다. 결혼하면서부터 농사를 짓기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농약을 치지 않았으니까요. 사실 그 때는 농사가 무엇인지, 농약이 무엇인지, 왜 농약을 치지 않아야 하는지도 잘 몰랐습니다. “쑥 뜯으러 가자”는 동네 아주머니의 재촉에 칼을 들고 들로 따라 나서기는 했지만, 내가 찾아야 할 쑥을 모르던 때니까요. 이웃에 1970년대부터 농약을 치지 않고 농사를 짓던 고집불통 농민이 한 분 계셨습니다. 신접살림을 차리고 농사를 처음 짓던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주셨던 분인데, 그 분의 권유로 처음부터 농약을 치지 않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는 참 무모했던 것 같습니다. 젊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