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비로소, 다시금 열정에 사로잡히는 그녀들 연애하는, 그러나 연애를 숨기고픈 그 일요일 아직 이른 오후 시간이었다. 섬돌향린교회에서 예배를 드린 후 지하철 6호선을 타고 집으로 가던 길이었다. 상수역에서 한 ‘할아버지’가 한 ‘할머니’의 다정한 눈길을 뒤로 하고 지하철에 올라 탔다. 지하철이 움직일 때까지 그는 밖에 서 있는 ‘할머니’에게 애틋한 표정으로 고갯짓을 하며 손을 흔들었다. “잘 가요. 곧 또 봅시다”는 따스한 말을, 입밖으로 소리가 되어 나오진 않았지만, 들을 수 있었다. 두 사람이 서로 안타까워하며 헤어지는 모습이나 손을 흔드는 모습이 시종일관 부드럽고 살가웠다. 망설임과 어색함 또한 없지 않아 은연 중에 지지하는 마음까지 들게 만들었다. 마침 옆자리에 앉은 그에게 나는 가능한 실례..
-밸리댄스 춤을 아이들과 함께 추며 밸리댄스를 다시 시작한 지 벌써 몇 주가 지났다. 아직도 첫 수업에 들어가서 당황했던 걸 생각하면 웃음이 난다. 첫날, 교실에 귀여운 꼬마들로 가득한 것을 보고 난 교실을 잘못 찾은 줄 알았다. 그런데 그 꼬마들이 바로 밸리수업을 함께 받을 학생들이었다. 나 같은 어른 수강생은 불과 몇 명밖에 되지 않았고, 대부분은 유치원생, 초등학교 저학년인 어린이들이었으며, 심지어 여섯 살 난 꼬마도 둘이나 있었다. 알고 보니, 그 수업은 나이와 관계없이 모두에게 열려 있는 수업이었던 것이다. 지나온 세월의 ‘나’를 담고 있는 현재의 나 밸리댄스와의 인연은 작년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실 그 전까지만 해도 내가 밸리댄스를 하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배를 드러낸 채 화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