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멋진 날, 비에 취하여 쓰다 www.ildaro.com 자야, 귀촌을 이야기하다 (21) K가 흐린 하늘을 올려다보며 오늘은 정말 비가 오려나 보다고 중얼거릴 때만 해도 나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그도 그럴 것이 마른천둥만 요란하게 울리고 정작 비는 한두 방울 떨어지다 마는 허무한 사태가 요 며칠간 반복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동구 밖을 지나 이웃마을로 접어들었을 때쯤, 부는 바람에 실려 온 물비린내가 코끝을 맴돌자 내 예감도 이렇게 바뀌어 갔다. 그래. 오늘은 진짜 비가 올지도 몰라. ▲ 잔뜩 흐린 하늘을 보며 집을 나선 날. 오늘은 정말로 비가 내리겠지 기대해본다 ©자야 그 해 4월, 그들은 춤을 추었다 인도 요가학교에 머물 때의 일이다. 9개월 남짓한 과정을 모두 끝내고 기말고사까지 치른 뒤 학..
이경신의 도서관 나들이(4) 빗물의 진실을 아시나요? 언젠가부터 난 더 이상 비를 맞지 않는다. 갑작스레 비가 쏟아진다고 해도, 마침 근처에 우산을 팔고 있다면, 얼른 우산부터 구입한다. 일기예보에서 비 소식을 알려오면, 길을 나설 때 비가 오지 않더라도 일단 접이우산을 가방에 꼭 챙긴다. 창밖에 비가 내리고 있다면 한여름이 아닌 한, 우산을 물론이요, 비옷까지 챙겨 입고 길을 나선다. 그리고 난 생각한다. ‘난 젖는 게 싫어.’ 산성비의 공포 비에 젖어 축축해진 옷이 납처럼 무거워지고, 신발 속으로 스며든 물 때문에 양말이 질척거릴 때... 젖는 것은 정말 불쾌한 일이다. 그런데 사실 먼 과거 속의 기억을 더듬어 보면, 항상 비에 젖는 것이 싫었던 것은 아니었다. 아이들이 많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