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다] “날씬해서 미안해” -아이들에게 보급되는 외모지상주의 조카에게 줄 책을 고르려고 간 서점의 아동 책 코너에 여자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다이어트 책들이 잔뜩 놓여 있었다. ‘날씬해서 미안해’, ‘10kg 날씬 다이어트’ 등을 제목으로 한 이 책들은 만화 형식을 빌어 각종 다이어트 법을 소개해 놓고 있다. 출판사 측의 책 소개에는 물론 “성장기 어린이에게 필요한 올바르고 건강한 다이어트를 소개하는” 책이라고 나와 있다. 하지만 남자친구에게 뚱뚱한 여자는 싫다는 소리를 듣고 다이어트를 결심하는 여자아이의 이야기 등을 소재로 삼아 다이어트 법을 소개하는 걸 보면, 어린이들에게까지 부는 얼짱, 몸짱 열풍을 얄팍하게 상업화했단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다이어트 책들이 진열된 모습과 그 책들을 관심 있게 살펴..
[몸 이야기 -자유롭지 않은 가슴] 여성주의 저널 일다 (은아) 몇 해 전 한 친구가 나에게 말했다. “네 가슴은 왜 밑에 있니?” “뭐라고? 내 가슴이 밑에 있다고?” “아니, 쳐졌다는 얘기를 하는 거야.” 자기 가슴은 여기(?)에 있는 데 네 가슴은 왜 거기(?)에 있냐는, 생각도 해본 적 없던 그런 얘기에 순간 화가 치밀었다. 그리고 다른 여자들의 가슴을 살피기 시작했다. 정말 내 가슴은 다른 곳에 위치하는 것 같았다. 인터넷에서 균형 잡힌 가슴 모양과 크기, 위치가 어떤 것인지도 찾아보았다. 거울 앞에서 내 가슴을 들여다봤다. 균형 잡힌 아름다운 몸인가? 그것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이제 친구들을 비롯하여 지나가는 여자들의 가슴까지 보는 것은 물론이고 아침에 일어나 윗옷을 입으면서 거울을 보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