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립형 상품 진열대’를 제작합니다[도시에서 자급자족 실험기] 작은 일 만들기③ ※ 필자 이민영님이 목공을 배우고 적정기술을 익히며, 동료들과 함께 전기와 화학물질 없는 도시를 꿈꾸면서 일상을 제작해나가는 과정을 독자들과 공유합니다. 페미니스트저널 바로가기 사람과 기술이 만나 만들어지는 ‘작은 일’ 여러 차례 논의 끝에 제각기 작은 일을 선택했다. 무미건조하게 제시된 기술들에 제작자 개인의 취향과 기대가 보태지면서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상품과 사람이 만나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함께 하고 있으면서도 신기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부모님을 어릴 적부터 보고 자라며 먹거리에 관심이 많았던 S는 외식을 하면 자주 더부룩했다고 한다. 빵을 좋아하는데도 사먹고 나면 소화가 되지 않아, 직접 키운 천연발효종과 버..
비전화공방, 그 어려운 이름[이민영의 도시에서 자급자족 실험기] ‘거긴 뭐하는 곳이야?’ ※ 필자 이민영님이 목공을 배우고 적정기술을 익히며, 동료들과 함께 전기와 화학물질 없는 도시를 꿈꾸면서 일상을 제작해나가는 과정을 독자들과 공유합니다. 페미니스트저널 바로가기 명함은 가면 같다. 명함을 내밀면 만화영화 속 주인공이 의상을 갈아입고 변신하듯 명함에 적혀 있는 소속과 직함에 빙의돼 역할놀이에 빠진다. 내 안의 수많은 나 중 하나를 꺼내는 일이니 그 가면을 쓴 사람이 나인 건 분명하지만, 어떨 때는 늘 쓰고 있는 가면만 꺼내게 되는 상황이 답답하기도 하다. 오롯이 한 명의 인격체가 아닌 한 역할의 수행자로만 인식될 수밖에 없는 실상이 서글플 때도 있다. 하지만 가장 빠르면서도 편하게 타인과의 대화에 물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