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여울의 記錄(11) 5.18 민주화 운동을 기리며 어릴 적의 기억이다. 온 가족이 광주에서 해남으로 가는 관광버스를 타고 여행 길에 올랐다. 버스는 서너 대가 같은 방향으로 향했는데, 도중에 앞의 버스에서 무슨 문제가 생겼는지 휴게소에 정차하더니 줄줄이 1시간이나 지체하고 말았다. 승객들의 불만이 제기되었고, 그때 한 아주머니가 이렇게 말했다. “이래서 전라도는 안 된다니까.” 그러자 승객 중 또 다른 사람 몇몇이 그 말을 받아서, 잠시지만 버스 안은 정치적인 이야기가 오가는 장이 되었다. 버스에 타고 있던 사람들이 대부분 ‘전라도사람’들임은 말할 것도 없었다. 당시 어른들의 ‘지역’이야기, ‘정치’이야기는 뜬금없었지만, 한편으로 뭔가 마음 아픈 것이 느껴졌다. 경상도에서 이런 일이 있었으면, 경상도..
우리는 아픈 현대사에서 ‘반공’과 ‘경제성장’의 기치아래 군부독재정치가 자행됐다는 것을 배웠다. 그러나 ‘독재’가 남긴 유산은 과거의 것에 머물지 않고 지금도 계속되는 역사이며, 국가권력에 의한 것만이 아니라 사회 곳곳의 문화 속에 스며들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런 사실을 간파하고 있는 이는 드물다. 보수정당과 보수언론의 공세에 밀려, ‘독재’가 실제로 어떤 것인지 제대로 판단할 기회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덕분에 우리 사회에서 민주주의는 뿌리깊게 자리하지 못했다. 민주주의가 성숙하려면 ‘독재’의 유산을 청산해야 한다는 전제 하에, 내가 기억하는 독재에 대해 이야기해보겠다. 80년 광주와 삼청교육대: 말할 자유가 없다는 것 독재 하면 떠오르는 것은 선거다. 박정희 군사정권시절 공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