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던 집들’에 안부를 묻다 송경동 시집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 ※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고 읽고 쓰는 사람, 안미선이 삶에 영감을 준 책에 관해 풀어내는 “모퉁이에서 책읽기”. 한국여성민우회 블로그 ‘민우트러블’에도 공동 게재됩니다. '내 집'이라고 애지중지했던 자리들 가을이면 있던 자리에서 뽑혀나가 하염없이 부유하고 싶다. 땅을 밟고 바지런히 돌아다녀도 싹트지 않는 발바닥의 뿌리, 한곳에 정주하지 못한 마음도 그렇다. 지나간 집들을 돌이켜본다. 2년씩, 길어봤자 3, 4년씩, 내 집이라고 애지중지하던 자리들을 모자이크 맞추듯 죽 이어본다. 스무 살, 서울에 처음 올라와 대학교 앞에 있는 반지하방에 살았다. 반지하방이 영 낯설었다. 자고 나면 등이 푹 젖..
국민주택기금 대출규정은 ‘연령, 혼인 상태에 따른 차별’ 1975년 11월 생인 수현씨는 직장생활을 시작한 10년 전부터 집에서 분가해 단독세대주로 살아오고 있다. 2년, 짧게는 1년마다 이사를 다니며 전세, 월세를 전전해왔다. 최근 또 이사를 앞두고 있는데, 전세 값이 올라 대출을 받아야만 집을 구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국민주택기금의 대출규정인 “만 35세 이상”이라는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고민 중이다. 무주택 국민의 주거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설치된 국민주택기금인데, “왜 35세 이하의 단독세대주는 전세자금대출 혜택을 받을 수 없는 걸까?” 수현씨는 의문을 던진다. ‘일찍부터 독립해서 살아왔는데도, 해당 연령이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현실이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열악한 주거환경 1인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