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상 수상작 읽기① 남녀 간 차별의 벽이 과거와 달라지는 가운데, 만화계도 성별유통구조 즉, 남성작가-여성작가, 남성독자-여성독자이라는 이분법이 허물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만화작품 속 여성주의적 시각은 어느 정도 진일보했을까. 어느 정도 균질화됐을까. 2009년 지난 한 해 만화관련 기관과 단체에서 우수작품을 선정했다. ‘오늘의 우리만화상’, ‘부선만화대상’, ‘독자만화대상’ 등의 수상작들은 작품성과 대중성을 검증 받은 작품이다. 이들 작품을 대상으로 여성주의적 읽기를 시도해 본다. 스포일러 유의. ◇ 글 양우석, 그림 풍경 (문학세계, 2009) -‘2009 오늘의 우리만화상’, ‘2009 부선만화대상’ 웹툰상 수상작- ‘전설의 고향’이나 영화 등 대중매체를 통해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구미호 이야기는..
이토준지의 만화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공포영화의 주인공은 머리를 길게 늘어뜨리고 소복을 입은 처녀귀신이다. 귀신이면 귀신이지 성별이 무슨 문제가 되겠냐 마는, 왠지 남자귀신보다는 여자귀신이 더 귀신답고 섬뜩하다. 방영 기간 동안 큰 인기를 모았던 TV 시리즈 에서도 주인공은 어김없이 처녀귀신이다. 한국의 전통적 귀신 모티브는 현대의 소설이나 영화에서도 어김없이 유사한 캐릭터로 만들어진다. 공포를 일으키는 소재로 여자귀신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에 대해 여러 가지 추측을 할 수 있다. 귀신은 자고로 이승에서 이루지 못한 것들에 대한 간절한 바램, 억울한 죽음에 대한 ‘한’(恨), 자신을 죽음으로 내 몬 사람들에 대한 ‘원한’(怨恨)등을 품고 있어야 한다. 이승에서 이루지 못한 것들에 대한 강력하고도 어두운 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