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신의 도서관 나들이(19) 우리의 ‘바람직한 미래’는 어디에 수십 년 전부터 인도여성 반다나 시바는 자유시장경제, 국가권력, 현대과학기술의 협잡인 경제개발이 사람과 자연 모두를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경제개발을 포기해야 한다면, 또 전통사회나 원시사회로의 회귀가 아니라면, 우리는 도대체 어떤 길로 나아가야 하나? 한동안 이 질문이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언어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헬레나 노르베리-호지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효과적인 ‘반(反)개발(지속 불가능한 개발에 대한 반대)’을 통해 ‘지속가능한 개발’로 나아가는 데서 찾고 있다.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미래가 거기 있다는 것이다. 그녀에 의하면, 모든 개발이 파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사회적, 생태적 균형을 희생하지 ..
학교를 다니지 않는 시골소녀가 자연에서 만난 행복 “모래 언덕의 혼란과 철로의 가지런함을 놓고 선택하는 순간, 그 선택된 길이 나를 어디로 이끌 것인지는 정말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백로가 느끼는 것과 같은 믿음, 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실패하지 않으리라는 믿음이 있었다.” (나브한, ‘학교 빼먹기: 어린 자연주의자로서의 출발’ 그물코, 2003)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된 시골소녀가 나의 청소년 철학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지도 제법 시간이 흘렀다. 컴퓨터도, 핸드폰도 없는 그 소녀와의 소통은 ‘서신’을 통해 이루어졌다. 외진 시골에 살면서 학교도 다니지 않는 그녀는 농사일과 공부를 병행하고 있다. 소녀의 꿈은 어른이 되어서도 농사를 짓고, 글을 쓰고, 그외 다양한 일들을 더불어 하는 사람이 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