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도 있어요?” 광기어린 ‘하녀’의 외침 영화 “하녀”와 김원의 “여공 1970” ※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고 읽고 쓰는 사람, 의 저자 안미선의 연재 칼럼. “내 애는 죽건 말건 자기 애만 귀엽단 말이군요… 내가 바보예요. 왜 내 애만 죽여야 되는지 모르거든요.” –영화 의 대사 왜 (김기영 감독, 1960)를 인상 깊게 보았는지 생각해보았다. 그것은 드라마가 주는 즐거움 때문이었다.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 숨죽여야 하는 욕망들이 뻔뻔스럽게 전면에 나설 때 나오는 말들의 충격. 점잖은 대화에서 결코 하지 않을 말들의 솔직함과 편협함. 그 편협함이 가리키는 진실의 풍경이 좋다. ▲ 김기영 감독의 1960년작 . 한국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작품으로, 배우 이은심의 연기도 전설로 남았다. 김기영 감독의 영..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치유할 수 없는 상처가 있다. 의 현우(지진희)가 입은 충격과 상처는 수십 년이 지나도 여전히 그를 끈질기게 괴롭히며 함께할 것이다. 또한 그를 비롯한 등장인물들과, 확장하여 한국인인 관객들조차 그 업보와 같은 망령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임은 자명하다. 이 영화는 허구의 인물들과 사건들을 그리고 있지만, 그들이 기반하고 있는 시대는 현재 우리가 존재하는 이 시공간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1980년의 광주. 이 짧은 말에서 우리는 슬픔과 분노, 비루한 경계심과 죄의식, 무력감과 개인으로서의 왜소함 등 복잡다단한 부정적 감정을 느끼게 된다. 다시 말할 것도 없이, 이것은 비극이다. 거대한 국가 폭력에서 비롯된, 민중에게 가해진 집단폭력과 그로 인해 비롯된 정신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