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주의 저널 일다 www.ildaro.com 스무살 여연의 공상밥상(1) 어찌보면 별일 아닐, 밥해먹기에 대하여 제도교육에서 벗어나 홈스쿨링과 농사일로 십대를 보낸, 채식하는 청년 여연의 특별한 음식이야기가 연재됩니다. 갓 상경하여 대도시 서울의 일상 속에서 펼쳐지는 스무살 청년의 음식을 통한 세상 바라보기, 그리고 그 좌충우돌 실험 속에서 터득한 ‘여연표’ 요리법을 소개합니다. www.ildaro.com 집을 나오며 밥그릇을 챙기다 ▲ 서울에 올라올 때 가지고 온 밥그릇. 이 그릇에 밥을 담아 먹을 때마다 음식을 먹는 게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인지 다시 생각하곤 한다. © 일다 집에서 나와 서울에 올라올 때, 밥그릇을 가지고 나왔다. 손으로 그린 그림이 도드라지는 조그맣고 알록달록한 그릇이다. 독일 여..
육식을 하지 않는다면… 집밖에서 식사를 하는 것이 곤혹스럽다. 육식을 피하는 나로서는 식사하기에 적당한 식당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고심 끝에 내가 선택한 주된 외식메뉴는 바로 ‘비빔밥’, 그것도 ‘산채비빔밥’이다. 값비싼 식당의 비빔밥은 다진 쇠고기가 들어 있고, 값싼 식당의 비빔밥에는 달걀이 들어 있어서다. 그러다 보니 나랑 함께 외식을 하는 사람은 “또 비빔밥이야?”하며 지겹다는 반응을 보이곤 한다. 경제적인 이유, 건강상의 이유로 육식 제한 내가 육식을 완전히 피하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내 어린 시절을 생각해 보면, 고기반찬은 귀한 음식이었고 손님이라도 초대하는 날이면 고기반찬이 빠져선 안 되었다. 물론 어린 시절에도 고기반찬을 아주 좋아하지는 않아서 많이 먹지 않았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