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신의 도서관 나들이(50) 삶을 채우는 휴식 분주한 금요일을 뒤로 하고 한가로운 토요일을 맞았다. 서둘러 처리해야 할 일도 없고, 약속이 없어 사람 만날 일도 없고,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는 근심거리도 없다. 오직 시간만 넉넉하다. 이 시간은 그냥 느긋하게 흘려가도록 내버려두면 된다. 느릿느릿 하루를 맞이하고 보낼 수 있어 정말 좋다. 조금 빈둥거리다 도서관에 다녀오기로 했다. 비 오는 주말, 휴식의 책을 찾아 ▲ 웨인 멀러의 책 (도솔, 2002) 난 금요일이 휴관일이라는 사실을 종종 잊어버린다. 어제는 그 바쁜 와중에도 책을 살펴보러 도서관에 들렀었다. 역시나 허탕이었다. 오히려 잘 되었다. 오늘은 여유롭게 서가를 누비며 찬찬히 책들을 눈여겨 볼 수 있을 테니까. ‘휴식’에 관한 사색이 풍성한 책을..
사람이 살 곳을 정한다는 건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다. 공인중개사 김영희(44)씨를 만나면서, 새삼 집을 구하고 이사한다는 것이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김영희씨는 사람들이 집을 사고 팔고 이사를 들고 나고 하는 과정에서 사다리역할을 하며, 자신의 일에 대해 분명한 철학을 가지고 있다. “저는 중개업소라는 말보다 복덕방이 더 좋아요. 중개비도 그냥 복비라고 해요. 남들은 그게 비하하는 말이라고 하지만, 전 원래 이 일이 그런 것 같아요. 복덕방이란 복(福)과 덕(德)을 나누어주는 곳이란 의미거든요. 잘 살게 해주고, 복이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에게 나눠주고. 이사 들고 나고 하는 게 쉬운 일 아니잖아요. 개인의 인생에서 보면 대사(大事)죠.” 이주가 잦은 도시생활을 하며 지금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