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파괴가 낳은 신종 전염병의 위협 [죽음연습] 메르스(MERS)가 이끄는 사색 의 저자 이경신님의 연재 ‘죽음연습’. 필자는 의료화된 사회에서 '좋은 죽음'이 가능한지 탐색 중이며, 잘 늙고 잘 죽는 것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오전에 한 통의 문자가 받았다. 우리 시의 메르스(MERS, 중동 호흡기 증후군) 확진환자 ‘제로’를 알리는, 시장 이름으로 보내온 문자였다. 지난 5월 말 중동에서 메르스에 감염된 환자가 입국해 병원 치료를 받은 이래, 병원 내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감염환자가 하나둘 늘어났다. 사람들은 낯선 전염병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나만 해도, 죽은 사람은 있는지, 확진환자는 얼마나 늘어났는지, 격리된 사람의 수는 얼마나 되는지 살펴보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마..
육식을 하지 않는다면… 집밖에서 식사를 하는 것이 곤혹스럽다. 육식을 피하는 나로서는 식사하기에 적당한 식당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고심 끝에 내가 선택한 주된 외식메뉴는 바로 ‘비빔밥’, 그것도 ‘산채비빔밥’이다. 값비싼 식당의 비빔밥은 다진 쇠고기가 들어 있고, 값싼 식당의 비빔밥에는 달걀이 들어 있어서다. 그러다 보니 나랑 함께 외식을 하는 사람은 “또 비빔밥이야?”하며 지겹다는 반응을 보이곤 한다. 경제적인 이유, 건강상의 이유로 육식 제한 내가 육식을 완전히 피하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내 어린 시절을 생각해 보면, 고기반찬은 귀한 음식이었고 손님이라도 초대하는 날이면 고기반찬이 빠져선 안 되었다. 물론 어린 시절에도 고기반찬을 아주 좋아하지는 않아서 많이 먹지 않았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