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물거나 떠나거나, 나는 여행 중
자야, 귀촌을 이야기하다: 여덟째 이야기 마을 진입로에 한들거리던 코스모스는 다 어디로 간 것일까. 흰 날개를 펄럭이며 논 위를 날던, 다리가 길고 가는 새들은 모두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붉고 희게, 또 더러는 분홍으로 빛나던 꽃들의 자리는 추수하고 널어놓은 누런 나락들 차지가 된 지 오래고, 한동안 텅 비어 있던 논은 이제 시꺼먼 거름을 뒤집어쓰고는 양파 밭으로 변신하려 하는 중이다. 이 모든 것이, 겨울이 이미 우리 동네 입구까지 와 있음을 보여준다. 무엇이 내 등을 떠미는가 내가 초조해지기 시작하는 건 꼭 이 무렵이다. 슬슬 월동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인 건 둘째고, 그보다는 추위에 약하다는 핑계를 내세워 따뜻한 어디론가 달아날 궁리를 하는 마음을 지켜봐야 하는 탓이다. 이럴 땐 서점에 가도 꼭 여..
경험으로 말하다
2011. 11. 2. 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