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산이 보고 느끼게 하는 것들
집 근처 겨울 산에서 매서운 겨울추위가 한풀 꺽인 요즘, 다시 집주변 산을 오르내리고 있다. 눈 내린 다음날엔 나무도 길도 산도 온통 은빛으로 반짝였는데, 며칠 지나 들러보니 완연히 다른 모습이다. 남쪽 사면에 자리 잡은 삼림욕장에는 오후의 따뜻한 햇살로 벌써 봄기운이 느껴질 정도다. 입구 쪽 나무들은 이고 있던 눈을 털어내고 한결 몸이 가벼워 보인다. 길 위를 두텁게 덮고 있던 눈도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 시작부터 미끌어질까 신경을 곤두세우며 걷지 않아도 되니 몸도 마음도 부담 없다.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나간다. 부산스런 사람들, 말 없는 나무들 약수터에 물 길러 온 사람들, 함께 놀러 온 가족들, 무거운 배낭을 지고 가는 등산객들, 조심스레 걸음을 옮기는 산책나온 노인들, 산의 초입부는 사람들로 부산..
경험으로 말하다/이경신의 죽음연습
2010. 2. 17. 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