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도 숫자로 존재해선 안 된다 형제복지원에서 의 이야기 이 책은 버거웠다. 책을 열기 전 심호흡을 하고 아무리 집중하려 해도 한 사람의 이야기가 끝나면 마치 그 분을 직접 보면서 이야기를 들은 듯 막막하고 뭔가 치밀어 오르는 기분이 들어 도저히 다음 장을 열 수 없었다. 그래서 도망치듯 책을 덮곤 했다. 올해 여름은 무척이나 덥다. 걸어만 다녀도 숨이 턱턱 막히는 날씨가 지속된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있는 동안은 더위쯤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숨막힘을 경험했다. 분노, 슬픔, 기막힘 등이 뒤섞여 어마어마한 무게로 짓눌렀다. 외면하고 싶지만 외면해서는 안 되는 현실, 바로 우리의 일상 속 사람들이 경험했을 수도 있는 현실을 직면하는 무게감이었다. (형제복지원구술프로젝트 저, 오월의봄, 20..
여성주의 저널 일다 www.ildaro.com 17. 프랑스 시민사회가 노숙인을 돕는 방법 ‘하늘을 나는 교실’의 필자 정인진님이 프랑스의 서북부 브르타뉴 지방에서 머물면서 보고 느낀 것들을 기록한 ‘브르타뉴에서 온 편지’ 연재 www.ildaro.com 노숙인들의 자활공동체 ‘엠마우스’에 가다 오랜만에 ‘엠마우스’(Emmaus)를 찾았다. 엠마우스는 우리 나라의 아름다운 가게와 비슷한 곳으로, 시민들이 기증한 중고물건을 매우 싼 값에 판매한다. 이곳에는 옷이나 그릇은 물론, 가구와 책, 가전제품들까지 갖추어져 있다. 엠마우스에는 가난한 이들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며 필요한 것을 구한다. 나 또한 이곳을 즐겨 이용하는 사람들 중 하나다. 프랑스에서 잠깐 살더라도 생활에 필요한 물건이 많고, 그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