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귀신이 돌아온다 춘향의 딸들, 한국 여성의 반쪽짜리 계보학 ※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고 읽고 쓰는 사람, 의 저자 안미선의 연재 칼럼입니다. 귀신이 되어 하소연하는 자매 © 김별아 저, 권문희 그림 (창비, 2003) 표지 어릴 때 읽은 은 낯설고 무서웠다. 계모가 전처의 딸들이 마음에 안 들어 물에 빠져 죽게 만들었다거나, 쥐의 껍질을 벗겨 이불 속에 밀어 넣고 처녀가 낙태했다고 모함하는 장면들은 괴기스러웠다. 고전 동화라고 버젓이 읽으면서도 명색이 엄마라는 사람이 전처 소생이라는 이유로 서슴없이 딸들을 죽이려 들고, 처녀가 아니라는 것을 결정적인 모함의 증거로 삼아 딸들이 그 아버지에게 버림받게 한다는 설정이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다. 가부장의 관심과 자원을 독차지하기 위해 일어나는 여자들 간의 경..
여성주의 저널 일다 www.ildaro.com 16. 남아공③ 야만의 시대는 가고, 불평등은 남다 애비(Abby)와 장(Jang)-대학에서 만난 동갑내기 부부입니다. 만으로 서른이 되던 해 여름에 함께 떠나, 해를 따라 서쪽으로 움직인 후 서른둘의 여름에 돌아왔습니다. 그 중 100일을 보낸 아프리카에서 만난 사람과 세상의 이야기를 나누려 합니다. [편집자 주] 남아공 흑인 권리항쟁의 기폭제가 된 헥터 피터슨의 죽음 ▲ 평화 시위 중 경찰이 쏜 총에 사망한 소년 헥터 피터슨 (출처: 위키피디아) 열 세살 헥터는 도심에서 한참 떨어진 집단 흑인 주거촌, 아니, 빈민촌이라고 불러도 좋은 소웨토(SOWETO)에서 나고 자랐다. 정부는 타운십(Township)이라는 이름으로 흑인들이 거주할 지역을 곳곳에 지정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