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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런투어, 공존의 세상을 여행해요
<아맙이 만난 베트남 사회적기업> Clover 4 Leaf 
 

공정여행과 공정무역을 통해 한국과 베트남을 잇는 사회적 기업 ‘아맙’(A-MAP)이 베트남 곳곳에서 지역공동체를 위해 활동하고 있는 사회적 기업과 모임을 소개합니다.

 

 

▮ Clover 4 Leaf (네잎클로버 봉사활동클럽)

 

광고미디어회사 <네잎클로버>가 2011년 3월에 창립한 <네잎클로버 봉사활동클럽>은 여행과 자원봉사를 결합한 ‘볼런투어’(자원활동가 ‘Volunteer’와 여행 ‘Tour’을 결합한 신조어)를 꾸리는 사회적 기업이다. 대학, 기업, 의료봉사단과 네트워크하여 빈민층을 지원하는 한편, 결혼 비용 마련이 쉽지 않은 노동자, 장애인, 빈민 커플에게 매년 합동결혼식을 열어준다. 사회적 기업과 NGO를 위한 광고, 미디어 자문, 교육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경제는 발전하는데 왜 빈부 격차는 더 커질까’

 

▲ <네잎클로버 봉사활동클럽> 창립자 보 티 득 민. 
 

“득 언니가 왔어, 득 언니야.”

 

시각장애인 아동보호센터를 찾은 득. 아이들은 발소리만 듣고도 단번에 그가 왔음을 알아챈다. 종종걸음으로 다가와 득 언니의 얼굴을 만져보는 아이들.

 

득은 검은색을 좋아한다. 시각장애인 아이들에게 가장 아름다운 색이 검은색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후부터다. 이제 득에게 검은색은 다른 색을 돋보이게 하는 색, 여러 색깔을 어우러지게 하는 색, 아이들의 얼굴을 떠올리게 하는 남다른 색이 되었다.

 

인터뷰 자리에도 검은색 원피스를 입고 나타나 환한 미소로 <아맙>을 반기는 그에게 검은색은 세상에서 가장 깨끗한 색이기도 하다.

 

구수정(아맙 베트남 본부장. 이하 ‘수정’): 얼마 전 <미래센터>와 인터뷰하면서 <네잎클로버>를 소개받았어요. 여행과 봉사활동을 결합한 ‘볼런투어’를 꾸리고 있다고요. <아맙>도 베트남에서 공정여행을 꾸리고 있어서 <네잎클로버>를 꼭 만나 얘기를 나누고 싶었어요.

 

보 티 민 득(네잎클로버 봉사활동클럽 창립자. 이하 ‘득’): <아맙>의 공정여행과 공정무역에 관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볼런투어와 관련해 우리가 함께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 같아요. 저희도 공정무역에 관심이 있거든요. 언젠가 자문을 구하고 싶네요.

 

수정: 광고미디어회사 <네잎클로버>의 사장이신데, 어떠한 연유로 이 클럽을 만들게 되었는지 뒷이야기가 궁금합니다.

 

득: 저는 한동안 불가리(Bulgari), 더바디샵(The Body Shop), 코스모폴리탄(Cosmopolitan), 엘르(ELLE)와 같은 기업에서 일했어요. 대부분 부유층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하는 기업들이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부유층의 소비 욕망과 패턴을 꿰뚫어 보는 전문가가 되었어요. 헌데 한편으로는 우리 사회의 극심한 빈부 격차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되었지요. 경제는 발전하는데 어째서 빈부 격차는 심화되는 것일까요?

 

저는 그 원인을 무엇보다 교육의 불평등에서 찾게 되었어요. 가난은 가난을 낳고 부는 부를 낳지요. 부를 가진 자는 그 부를 통해 학력을 쌓고 그렇게 쌓은 학력을 이용하여 다시 부를 쌓아요. 저는 가난한 사람도 최소한 배움에 있어선 공평한 기회를 누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사회 변화를 위해, 교육과 문화와 관련하여 새로운 시도를 해보자고 꿈꾸게 되었죠.

 

“사람들은 여행을 통해 인식의 전환을 경험하죠”
 

▲  종이 접기 놀이 프로그램.  © Clover 4 Leaf
 

수정: 주요 사업으로 ‘볼런투어’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득: 저는 여행이 사람에게 아주 소중한 배움의 기회를 준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통해 인식의 전환을 경험하죠. 사회가 발전하는 만큼 가진 자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 신분에 상응하는 의무)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러려면 기본적으로 내 주변에 형편이 어려운 이웃이 어디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관심을 가져야지요.

 

우리 클럽은 여행을 통해 어려운 사람들을 찾아가고, 그들과 교류하는 과정 속에서 소중한 삶의 원칙을 배워요. 바로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원칙이죠. 우리 클럽의 목표가 ‘푸른 삶, 깨끗한 삶, 아름다운 삶’으로 안내하는 것인데요, ‘볼런투어’가 이상적인 사업이라고 생각했어요.

 

볼런투어를 통해 어려운 이웃에게 나도 작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자각을 하게 되고, 자연 생태계를 지켜나가기 위해 작은 것부터 실천해야 한다는 걸 몸으로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지요. 베트남에서는 아직 새로운 시도라고 할 수 있는데, 앞으로 볼런투어가 새로운 사회 문화적 흐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수정: 주로 어떤 장소를 찾아가나요?

 

득: 매달 마지막 주 주말에 볼런투어를 꾸리고 있어요. 호치민시를 비롯한 남부의 빈호아성, 동나이성, 롱안성, 동탑성과 서부 고원 지대인 부온마투옷 등으로 여행을 떠납니다. 매번 50명 정도의 자원활동가들이 참여해 각 지방에 있는 쉼터, 보육원, 장애아동센터 등을 방문하죠. 선물도 전하고, 교류 프로그램을 함께해요.

 

여행지가 결정되고 자원활동가들이 모집되면, 단체에 전달할 물품을 마련해요. 대학교 동아리 네트워크를 통해 쌀이나 옷, 책 등을 모으기도 하고요. 기업이나 단체로부터 지원을 받기도 하죠. 현재 베트남의 유명 신발회사인 비티스(Biti’s)로부터 아이들을 위한 책가방과 신발을 지원받고 있어요.

 

돕는다는 것보다 중요한 건, 공존하는 삶

 

수정: 참가자들은 어떤 교류 프로그램을 준비하나요?
 

▲ 떠이닌 성의 홍언(Hong An) 사랑의 집을 방문해 샌들을 전달하고 있는 <네잎클로버 봉사활동클럽>  © 아맙 
 

득: 아이들을 위한 레크리에이션 프로그램과 그림 그리기 교실 등을 열고 있어요. <귀한마음 자원봉사요리단>과 함께 한 끼 식사를 대접하는 프로그램도 꾸리고 있죠. 요리단원들이 아이들을 위해 직접 다양한 요리를 선보이는데 반응이 굉장히 좋아요. 아이들이 먹고 싶은 음식을 미리 조사해서 식단을 짜고, 요리에 필요한 모든 기구와 식기, 식재료를 준비해가죠.

 

한 번은 분버후에라는 베트남 면 요리를 준비한 적이 있는데요. 사실 거리 어디에서나 쉽게 찾을 수 있는 음식인데도 아이들이 3~4 그릇씩 먹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며, 저는 식탁에 빈부 격차가 있다는 현실을 새삼 느꼈지요.

 

수정: 보육원 등을 방문하면서 겪은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득: 럼동성의 바오록시에 있는 <티응에 보육원 & 장애아동보호센터>에 방문했을 때의 일이에요. 16세 이상의 지적장애아들이 머물고 있는 센터인데요. 비교적 신체 거동이 자유로운 아이들이 차, 커피 재배 등의 생산 활동에 참여하고 있었어요. 그곳 아이들은 선물을 전하니까 그냥 받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도 일을 하고 돈을 벌 수 있는 걸요” 하고 말을 하더라고요.

 

또 “우리에게 부모는 없지만 수녀님이 있다”면서 자신들이 있는 공간을 “귀족아동보호센터”라고 불렀어요. 몸은 장애를 가지고 있어도 마음에는 장애가 없는 건강한 아이들이었죠. 자존감으로 충만한 아이들이었어요. 방문자들이 오히려 아이들에게 배우는 것이 많았습니다.

 

<네잎클로버>의 슬로건이 ‘아름다운 삶을 여는 열쇠’인데요. ‘볼런투어’가 바로 참가자들에게 그러한 열쇠 역할을 한다고 봐요. 누군가를 돕는 것 자체가 아름다운 삶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공존하는 삶을 고민하고 실천하는 것이 진정으로 아름다운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  <귀한마음요리봉사단>과 함께 진행하는 식사 대접 프로그램. 
 

수정: 현재 클럽의 내부 운영은 어떻게 꾸려지고 있나요?

 

득: 클럽을 운영하는 사람은 여섯 명이고 그 외에는 모두 자원활동가들이에요. 저희는 ‘볼런투어’ 뿐만 아니라 사회적 기업이나 비영리 단체들을 대상으로 미디어, 광고, 이벤트 관련한 자문과 교육도 진행하고 있어요. 또, 장애인들이 만든 카드, 우산, 장신구 등의 수공예품을 생산, 판매하고 있는데요. 좀더 전문화할 계획이고 프로젝트 기금 응모도 준비하고 있어요.

 

자원활동단은 클럽의 네트워크를 활용해서, 사업이 있을 때마다 참가자들을 모집해요. 특히 대학교의 동아리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어서 젊은이들의 참여를 적극 유도하고 있고요.

 

베트남 사회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고 싶어

 

수정: 가난한 젊은이들을 위한 합동결혼식을 열고 있던데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합니다.

 

득: 매년 한 번씩 합동결혼식을 열고 있는데 행사 이름은 ‘클로버웨딩’이에요. 약 50쌍의 부부가 참가하죠. 노동자가 70%, 장애인과 극빈층이 20%, 일반인도 10%를 차지해요. 금년에는 붕따우에서 열린 바다 페스티벌에 맞춰 결혼식을 열었죠. 노동자들은 해당 기업에 요청해 결혼식 비용을 일부를 지원받고 있어요.

 

한 쌍의 커플당 결혼식 비용이 3천만 동(약 1천500달러) 가량 소요되는 행사였는데요. 호텔비, 결혼식장 대여료, 장비 대여료를 업체 별로 70~80%를 지원받아서, 실제 지출 비용은 4백만 동(약 200달러)에 불과했어요. 클럽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최대한 협조와 지원을 끌어내고 있죠.

 

단순한 합동결혼식이 아니라 부자와 가난한 자의 차별이 없는 결혼식, 관습에 얽매인 틀에 박힌 결혼식이 아닌 새로운 문화를 꽃피우는 축제와도 같은 결혼식을 꾸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다음 번 ‘클로버웨딩’ 장소로는 산을 생각하고 있죠. 그에 맞는 독특한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  지원 사업 기금 마련을 위해 조직된 카드 만들기 모임   © 아맙 
 

수정: 클럽의 네트워킹 능력이 상당히 뛰어난 것 같아요. 여러 단체와 연대하여 크고 작은 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득: 의료봉사 활동을 하는 팀과 연대하여 건강검진을 하고 약을 처방해주는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어요. 호치민시 6군의 빈민가를 찾아가 150명의 아이와 노인들을 진료하고 1천4백만 동(약 700달러)의 약을 나눠주었습니다. 쌀을 전달하기도 하는데요. 호치민시에 사는 사람들조차 가까이에 밥을 굶는 사람들이 사는 빈민가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있죠.

 

‘땡스기빙’(Thanksgiving)이란 프로그램에서는 사람들에게 기증받은 옷들을 장애인들에게 수선을 맡겨 한 벌당 1~2달러 정도 지급하고, 그 옷을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일을 해요. 장애인들에게도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에, 수혜자가 아닌 참여자의 입장에서 공동체성을 느낄 수 있게 하고 싶었지요.

 

수정: 클럽을 운영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운영해나갈 계획인지요?

 

득: 대부분의 단체가 재정이나 인력 면에서 어려움을 호소하는데, 저희는 다행히 그렇지는 않아요. 다만 매 번 프로그램이 참가자들의 자발성과 진정성에 따라 그 성패가 좌우되는 면이 있죠. 지난 1년간 모든 사람들이 한마음 한 뜻으로 클럽을 운영했기 때문에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최대의 성과를 내는 일들이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취약 계층을 위한 지원 사업과 문화 사업을 결합하여 새로운 프로그램들을 더 만들어내고 싶어요. ‘볼런투어’와 같은 활동이 사회, 문화적으로 반향을 일으켜 베트남 사회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세상은 아름다운 삶을 여는 열쇠가 오로지 개인의 성공과 부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거든요. 하지만 그 열쇠는 나와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과 연대 속에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 클럽이 그러한 기회를 선물하는 행운의 네 잎 클로버가 되길 바랍니다.

 

* 기록 정리: 권현우 (아맙 공정여행 팀장)  쩐 티 뚜잇 호아 (아맙 직원)

 

<아맙> 카페: http://cafe.daum.net/doanhnhanxahoi  연락처: 070-7554-5670 (베트남 사무소)

<아맙> 후원 계좌: 신한은행 110-313-503660 (예금주: 김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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