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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맙이 만난 베트남 사회적기업> 사이공 핫팟 

 

공정여행과 공정무역을 통해 한국과 베트남을 잇는 사회적 기업 ‘아맙’(A-MAP)이 베트남 곳곳에서 지역공동체를 위해 활동하는 사회적 기업을 소개합니다. ▣ 일다 www.ildaro.com

 

사이공 핫팟 (Saigon Hotpot)

 

2006년 창립된 <사이공 핫팟>은 외국인 여행자들을 위해 무료로 가이드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대학생들의 자원활동 클럽이다. 세계적인 여행정보 사이트 ‘트립어드바이저’(Trip Advisors)와 여행안내서 ‘론리 플래닛’(Lonely Planet)에도 소개되는 등 독립여행자들 사이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또 여행자들의 기부금을 적립해 경매나 자선바자회를 열어 가난한 지역 초등학생들에게 장학금과 교재를 지원한다. 2012년 ‘베트남 사회적 기업 지원센터’(CSIP)의 사회적 기업 육성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  여행자들이 베트남 친구의 집을 방문해 식사를 나누는 <사이공 핫팟>의 ‘전통음식 체험’ 프로그램  

 

경계를 넘어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고 싶은 청년들

 

베트남 어학당에 다니는 외국인들로 북적대는 호치민시 인문사회과학대학교 교정을 거닐다 보면 베트남 대학생들과 외국인 학생들이 영어와 베트남어를 섞어가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낯선 타국에서 현지인의 도움이 필요한 외국인 학생과, 외국인 친구도 사귀고 영어도 배우고 싶은 베트남 대학생의 만남. 국적과 언어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세계를 경험해보고 싶었던 두 젊은이의 만남 속에서 <사이공 핫팟>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우연히 알게 된 외국인 친구를 위해 시작한 ‘호치민시 여행 안내’가 수년 만에 수십 명의 열성 회원들이 활동하는 외국인 무료 가이드 클럽으로 성장하게 된 사연. 호치민시를 빛내는 청년 문화대사들의 모임 <사이공 핫팟>의 이야기를 <아맙>이 인터뷰했다.

 

구수정(아맙 베트남 본부장. 이하 ‘수정’): ‘베트남 사회적 기업 페스티벌’ 관련 기사를 보다가 <사이공 핫팟>을 알게 되었어요. ‘베트남 사회적 기업 지원센터’(CSIP)의 2012년 사회적 기업 육성 프로그램에 참가했다고 들었고요.

 

부우 칵 빈 선(사이공 핫팟 대표. 이하 ‘선’): 네. 총 여덟 팀이 참가했고 최종 다섯 팀이 선정되어 <CSIP>로부터 1만 달러 상당의 재정 지원과 홍보, 마케팅, 자문 지원을 받았어요. 안타깝게도 이번에 <사이공 핫팟>이 선정되지는 못했어요. (웃음) 프로젝트를 더 보강해서 다시 한 번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수정: 여덟 팀 중에 저는 유독 <사이공 핫팟>이 눈에 들어왔어요. <아맙>이 공정여행을 꾸리고 있어서, 대학생들이 외국인 여행자들을 위해 무료로 여행 안내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참 반가웠어요. 클럽 이름이 독특한데, 왜 이름을 “핫팟”이라고 지었나요?
 

▲  부우 칵 빈 선 (사이공 핫팟 대표)   © 아맙 
 

선: ‘핫팟’(Hotpot)은 베트남의 전통음식 ‘러우’(Lau, 한국의 신선로와 비슷한 요리)를 뜻하는데, 진하게 우려낸 육수에 갖가지 고기, 야채, 해물을 넣어 익혀 먹는 음식이에요. 흔히들 사이공을 ‘핫팟’에 비유하죠. 우리의 활동 무대인 호치민시는 복합문화의 전시장과도 같은 곳입니다. 베트남 고유의 문화 위에 중국 문화, 인도 문화의 영향이 더해지고 19세기 프랑스 식민지 시대를 거치면서 서구 문화의 영향까지 덧칠해져 아주 복잡하고 다채로운 문화 양상을 보입니다. 마치 ‘러우’처럼요. 게다가 남부 베트남 사람들은 물론 전국 각지에서 몰려온 사람들이 북적대며, 다양한 인종과 국적의 사람들이 한데 어우러져 살고 있지요.

 

2006년에 열한 명의 대학생들이 모여 <사이공 핫팟>을 만들었는데, 현재 60여 명의 정회원들이 활동하고 있고, 지금까지 2백여 명이 넘는 학생들과 인연을 맺어왔어요. <사이공 핫팟>은 다양한 학교에서 서로 다른 전공과 서로 다른 색깔과 서로 다른 재능을 가진 대학생들이 모여 만든 클럽이에요. 다양한 문화와 종교, 서로 다른 인종과 국적의 사람들이 모여서 사이공의 독특한 빛깔을 빚어내는 것처럼, 우리도 여러 가지 재료가 어우러져 더욱 깊고 진한 맛을 내는 ‘러우’가 되었으면 하는 의미에서 <사이공 핫팟>이라고 지었지요.

 

수정: 선은 어떤 계기로 <사이공 핫팟>에 참여하게 되었나요?

 

선: 창립멤버 중 한 명이 제 친구여서 <사이공 핫팟>을 알게 되었어요. 솔직히 처음에는 그저 영어회화 실력을 늘려보자 하는 생각에서 가입한 거예요. 그런데 갈수록 학교도, 전공도 다른 다양한 색깔의 친구들과 어울리고 외국인 친구도 사귀는 <사이공 핫팟>의 매력에 푹 빠져들게 되었죠. 방과 후 매일 모임에 참석하고 행사 준비로 밤새는 날도 많았고요. 주말이면 외국인 친구들을 위한 가이드를 나가고, <사이공 핫팟> 활동에 정신이 팔려 공부는 뒷전이었고 아예 집에 붙어 있을 시간이 없었어요. 급기야 부모님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혔죠. 저는 단식투쟁으로 대응을 했답니다. (웃음) 결국 자식을 이기는 부모는 없더라고요. 물론 저도 좀 자제를 하고 고학년이 되면서는 학업에도 신경을 썼고요.

 

‘복합문화의 전시장’ 같은 호치민시를 안내하다

 

수정: 주요 사업이 외국인 여행자들을 위한 무료 여행 안내인데요, 처음에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선: 호치민시 1군에 있는 호치민시 인문사회과학대학교에서 시작되었어요. 베트남 어학당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 학교라, 교정에서 외국인 학생들과 마주치는 일이 흔했지요. 외국인들에게 베트남어를 가르쳐주고, 영어로 대화를 주고받는 친구 사이에서 출발했어요. 당연한 일이지만, 그들은 베트남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았고 호기심도 많았죠. 자연스레 호치민시에 있는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을 안내해주며 베트남의 역사, 문화, 풍습에 대해 들려주기도 하고, 주말이면 호치민 근교 관광지에 함께 놀러 가기도 했어요.

 

그러던 것이 입 소문을 타게 되어 외국인 학생들뿐 아니라 그들의 친구, 친구의 친구, 또 해외 여행자들까지 우리에게 연락해오기 시작했어요. 우리도 알음알음 친구들끼리 모임을 이어가다가 정식으로 <사이공 핫팟>을 창립해 회원들을 모으고 ‘외국인 여행자들을 위한 무료 여행 안내’ 사업을 정착시키게 되었지요.

 

수정: <사이공 핫팟>에서는 어떤 여행을 꾸리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일반 여행사들의 패키지 프로그램과는 다른, 특별한 여행이 될 것 같은데요?

 

선: 패키지 여행은 여행사에서 정해준 코스대로 깃발 뒤를 줄레줄레 따라다녀야 하고, 원치 않는 쇼핑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요. <사이공 핫팟>의 여행은 자유롭습니다. 여행자가 가보고 싶은 곳을 선택하거나, 서로 의견을 나누면서 함께 일정을 짜지요. 가이드는 여행자의 길벗으로, 이야기꾼으로 동행하지요. 패키지 여행은 시간에 쫓겨 관광 명소만 콕콕 찍어 도장 찍듯 사진 몇 장 박고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사이공 핫팟>의 여행은 시간의 구애를 받지 않고 여행자의 관심사 속으로 깊이 들어갈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또 여행자와 안내자가 아주 친밀한 관계를 맺게 되고, 여행이 끝난 후에도 편지나 이메일 혹은 메신저로 서로 연락을 주고받는 친구가 되곤 합니다. 나중에 이렇게 만난 외국인 친구들이 <사이공 핫팟>에 도움을 주기도 해요. 우리가 지원하고 있는 지역이나 학교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단체와 개인을 연결해준다든지, 기금 마련 행사에 기부를 하는 경우도 많지요.

 

장보기, 집 밥 먹기, 노상카페 순회: 일상의 여행

 

수정: <사이공 핫팟>이 직접 운영하고 있는 여행 프로그램도 있다고 들었는데요.
 

▲  호치민시를 찾은 외국인 여행자와 <사이공 핫팟> 회원들이 노틀담 성당 맞은편 ‘4월 30일’ 공원에 앉아 베트남식 아이스 커피를 즐기고 있다. 
 

선: 여러 프로그램이 있는데, 그 중 가장 인기가 좋은 것은 베트남 친구의 집을 방문해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전통음식(Traditional meal) 체험 프로그램이에요. 같이 시장에 가서 장을 보고 요리도 하고, 한 가족처럼 둘러앉아 저녁식사를 하지요. 이 체험의 목적은 여행자들에게 베트남 사람들의 일상과 음식문화를 꾸미지 않고 보여주는 것이에요. 오래된 건축물이나 문화재가 아닌, 소박한 삶을 살아가는 가정을 통해 베트남을 느껴보는 거죠.

 

호치민시의 <비엣차>(Viet Tra) 클럽과 함께 진행하는 베트남 다도 체험 프로그램이 있어요. <베트남차> 클럽이 운영하는 찻집을 방문해 베트남 차의 역사와 특징, 다도에 대해 배우며, 여러 종류의 베트남 차를 맛보는 여행이에요.

 

또, 길거리 커피 체험도 있어요. 베트남은 세계 1위의 커피 생산국인 만큼 커피 문화도 발달해있는데요, 굳이 커피전문점이나 커피숍이 아니더라도 길거리나 공원에서 아이스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거든요. 특히 휴일이면 젊은이들이 공원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커피를 마시며 수다도 떨고, 게임도 즐기고,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곤 하죠. 외국인 친구들과도 이런 노상 카페들을 순회하며 베트남 커피 문화의 특징에 대해 소개하고, 베트남의 독특한 핀-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지요. <사이공 핫팟> 회원들이 다니고 있는 대학교 교정을 안내하는 프로그램도 있는데, 여행자들의 반응이 아주 좋아요.

 

수정: 여행자들에게 영어로 호치민시의 역사나 문화, 풍습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선: 맞습니다. 여행자들은 대부분 호기심도 많고 질문도 많아요. 미리 공부를 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답변을 하기 힘들어요. 그래서 여행 안내 준비를 위한 훈련 프로그램인 ‘루빅 토크’(Rubik Talk)를 진행하고 있어요. 베트남의 역사, 문화, 풍습에 관해 함께 배우고 토론하고, 여행 안내를 위한 기본적인 지식들을 공유하고 테스트하는 건 기본이지요. 새로운 여행 프로그램을 기획하기도 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나 가이드 노하우를 나누는 프로그램이에요. 이러한 훈련을 통해 회원들은 그 동안 몰랐던 베트남의 새로운 면을 알게 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베트남 봉건왕조의 마지막 황제였던 바오다이(Bao Dai)에 대해, 나라의 존망 자체가 위태로운데도 정사에는 관심이 없고 향락에만 빠져 지내던 한심한 황제로만 알고 있다가, 그가 나름 구국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기도 하지요. 회원들은 ‘루빅 토크’ 프로그램을 통해 여행 안내에 관한 지식들을 잘 숙지했는지 테스트를 통과해야 가이드로 나설 수 있습니다. 자신이 계획한 여행 프로그램을 검증 받기도 하고요.

 

‘더불어 사는 삶’을 스스로 기획해나가는 청년들
 

▲ 2010년 메콩델타 짜빈성의 한 초등학교에서 <하늘 등불>(Sky Lantem)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모습. 
 

수정: <사이공 핫팟>이 나눔 활동이나 지역 사회를 위한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선: 2007년 추석 때부터 ‘하늘 등불’(Sky Lantem)이란 프로그램을 시작했어요. 중국이나 한국과는 달리 베트남에서 추석은 어린이들의 명절이지요. 엽서나 월병 또는 회원들이 직접 만든 물건들을 팔아 어려운 환경의 아이들에게 따뜻하고 의미 있는 추석을 선물하는 것이 목적이에요. 이를 위해 1년에 한 번 자선 경매나 바자회를 열고 있어요. PNJ 회사, 동아(Dong A)은행 등의 후원을 받기도 하고, 연예인들의 물품을 기증받아 경매를 하기도 해요. 예술가들이 행사장에서 직접 엽서에 그림을 그리거나 연필 등에 이름이나 문구, 문양을 조각해서 팔기도 하죠.

 

이렇게 마련한 기금으로 2011년에는 빈프억(Binh Phuoc)성의 록떤(Loc Tan) 초등학교에 약 2천달러의 지원금을 전달해 학교 건물을 수리하고 학생들에게 장학금도 지급했어요. 2012년에는 쭈반안(Chu Van An) 초등학교에 약 3천달러의 지원금과 1천달러 상당의 교재와 선물을 전달했고요. 그리고 ‘베-미협회 영어센터’와 함께 초등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쳐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수정: 회원들은 <사이공 핫팟> 활동을 통해 무엇을 배우고 느끼나요?

 

선: 호치민시에만 약 55만 명의 대학생들이 있는데요, 원어민 강사에게 영어를 배울 수 있는 학생은 절반도 되지 않지요. <사이공 핫팟>의 여행 안내 프로그램을 통해 회원들은 학교에 갇힌 영어가 아닌 현장에 살아 있는 영어를 배울 수 있어요. 회원들 대부분 단 한 번의 여행 가이드 경험만으로도 영어 실력이 부쩍 늘어 있는 것을 알게 돼요. 그러나 무엇보다 외국인과 교류 경험이 쌓이면서 자신감을 얻게 되지요.

 

<사이공 핫팟> 회원들은 호치민시 청년 문화대사의 역할을 수행하게 되면서, 모국인 베트남을 더 깊이 이해하고 예전보다 더 큰 애정을 갖게 되기도 합니다. 또 ‘루빅 토크’, ‘하늘 등불’ 등의 프로그램을 함께 하면서 다양한 개성을 가진 친구들과 사귀고 소통하며 리더십과 팀워크 능력을 키우게 되고요.

 

수정: <사이공 핫팟>을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도 있을 텐데요, 향후 계획도 알고 싶고요.

 

선: 베트남을 처음 방문하는 외국인들은 도로를 건너는 일조차 겁을 내지요. 버스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 수단이 부족한 것도 여행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고요. 외국인들은 항상 호객 행위의 대상이 되고, 소매치기나 오토바이 날치기의 위험에 노출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이공 핫팟>의 회원들도 외국인을 안내할 때는 항상 긴장을 늦추지 않아야 하지요.

  

▲ 유치원 담벼락에 아이들을 위해 예쁜 그림을 그리는 <사이공 핫팟> 회원들. 
 

또, 회원들이 대학생들이라서 시험 기간이나 모두가 고향에 내려가는 설 연휴 등에는 프로그램을 꾸리기가 어렵습니다. 회원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취직을 하게 되면 <사이공 핫팟> 활동을 이어가는 일이 거의 불가능해지죠. 그래서 최근엔 다양한 활로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CSIP>의 사회적 기업 육성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코토>(KOTO)나 <티엔떰>(Thien Tam) 같은 다른 사회적 기업들과 교류하면서 ‘사회적 기업’으로 새로운 출발도 적극 고민하고 있어요.

 

현재 ‘대학생 클럽’ <사이공 핫팟>을 원래대로 유지하면서, 졸업생들이 중심이 되어 운영하는 ‘사회적 기업’ <사이공 핫팟>을 새롭게 창업하는 방안이 논의 중에 있습니다. 하지만 자원활동가들의 클럽이든 사회적 기업이든 <사이공 핫팟>이 그 이름처럼 다양한 청년들의 꿈과 희망을 한데 아우를 수 있는 공간, 공동체와 더불어 사는 삶을 위해 청년들 스스로 고민하고 실천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은 한결같습니다. ▣ 일다 www.ildaro.com 
 
 

*기록 정리: 권현우 (아맙 마케팅 팀장),  쩐 티 뚜잇 호아 (아맙 직원)

 

<아맙> 다음 카페: http://cafe.daum.net/doanhnhanxahoi   연락처: 070-7554-5670 (베트남 사무소)

<아맙> 후원 계좌: 신한 110-313-503660 (예금주: 김규환)
 

 

<여성주의 저널 일다>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MediaIl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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