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눈동자, 그녀의 카트 낸시 M.헨리 “육체의 언어학” ※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고 읽고 쓰는 사람, 의 저자 안미선의 연재 칼럼. 영화 (부지영 감독, 2014)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나이든 여성 청소노동자가 자신이 부당 해고를 당했다는 것을 알고 굽힌 몸을 일으켜 관리자를 정면으로 쳐다보는 장면이었다. 일하면서 늘상 허리를 굽히고, 지시에 복종하느라 억울한 일을 당해도 눈을 내리깔아야 했던 그녀가 천천히 일어난다. 그리고 상대를 직시하는데, 그 눈에 담겨 있던 허망함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지에 가슴이 울컥했다. 이 영화는 권력을 사이에 두고 지배와 복종이 어떤 몸짓과 목소리와 눈빛으로 관철되는지, 또한 생존권을 위해 여성노동자들이 단결하여 싸울 때 무엇보다 그 몸짓과 목소리와 시선이 어떻..
워킹맘들 ‘일-가정 양립은 공허한 구호뿐’ ‘운’ 좋아야 경력단절되지 않는, 성차별 구조 개선하라 “20년 동안 일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운이 좋았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우연한 기회에 잡지사에 들어갔고, 인맥과 인연으로 일을 해왔던 것 같아. 친정엄마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볼 수밖에 없어. 첫째아이는 엄마가 전적으로 돌봤고, 지금도 엄마가 함께 살면서 아이들을 돌봐주고 있어.” “저는 뭐 굉장히 운이 좋은 케이스고, 직장과 육아를 병행할 때 아주 남다른 고통이 있거나 한 건 아니었고, 남편도 육아를 잘 분담해줬고, 이모님도 경제적인 수입이 필요하셨어요. 그래서 제가 사례비를 조금 드리고, 이모님께서 애를 맡아서 키워주고.” 위 두 여성은 임신이나 출산, 육아 때문에 경력이 단절되는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