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자녀에게 가장 절실한 건 무엇인가? 건강상의 문제로 요양을 하고 있는 선배를 뵈러 산사에 갔다가 발달장애 청년을 한 명 만났다. 23세인 신체 건강해 보이는 청년은 자폐라고 했다. 그는 어머니와 그곳에 머물고 있었는데, 어머니는 좁은 아파트에서 아들과 24시간 함께 보내는 것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어 이곳으로 오셨단다. 그 청년은 어머니와 둘이서만 생활해 와서 다른 사람들과는 전혀 관계 맺을 줄 모르고, 자기 맘대로 되지 않으면 어머니에게조차 폭력을 행사하는 등 자기감정을 조절할 수 없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한다. “특별한 교육을 받지 않았나요?”라는 내 질문에, 선배는 그렇지 못했다고 대답했다. 요즘도 이런 부모가 있나 싶다. 장애아가 사회에서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제 역할을 하면서 ..
▲ 가족관계의 굴레에서 드디어 독립하다 고함소리, 밖으로 나와 구경하는 동네 사람들, 성인이 된 자녀들을 이젠 힘으로 제압시킬 수 없는 아버지는 분노를 집안의 옷을 다 꺼내 칼로 찢는 행동으로 대신 풀었다. 내 신고로 온 경찰은 큰 따님이 아버님을 잘 달래서 말리라는 얘기만 남기고 가버렸다. 내가 집을 나온 날 상황이다. 그 이후 다시 들어가지 못하고 강제적으로 독립을 하게 되면서 나에게 독립이란,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다. 매 맞던 초등학생 아이 내 부모는 아이를 양육하기에는 준비가 안 된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결혼에 이은 출산, 양육 외에 다른 삶의 방식이 흔치 않던 그 시대 보통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내 부모도 결혼을 했고 자동으로 아이를 셋이나 낳았다. 많은 부모들이 모르고 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