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오리가 난다 생명의 명랑성① , 을 집필한 김혜련 작가의 새 연재가 시작됩니다. 여자가 쓰는 일상의 이야기, 삶의 근원적 의미를 찾는 여정과 깨달음, 즐거움에 대한 칼럼입니다. - 페미니스트 저널 1. “꽈악, 꽉, 꽈악꽈악 꽉꽉꽈아악~” 아직 어슴프레한 아침 공기를 가르며 소리가 온다. 그 소리에 잠자던 몸속에서 스멀거리며 무언가가 올라온다. 따뜻한 이불을 걷어내고 자리옷 차림으로 긴 담요 한 장을 몸에 두르고 집 앞의 양피못으로 간다. 오리들이다! 겨울이면 어김없이 오는 생명들. 오리 소리다. 수십 마리의 오리가 양피못에 앉아 유유히 물살을 가르고 있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십여 마리의 오리 떼가 왔다. 그 후로 해가 지나면서 점점 늘어 이제는 육칠십 마리가 떼 지어 온다. ▶ 못에서 노는 ..
집들이 의식을 하다 마을 사람들 ※ , 을 집필한 김혜련 작가의 새 연재가 시작됩니다. 여자가 쓰는 일상의 이야기, 삶의 근원적 의미를 찾는 여정과 깨달음, 즐거움에 대한 칼럼입니다. 여성주의 저널 일다 동네에 떡을 돌리다 “어이구, 이게 웬 떡이여! 아, 저기 보령댁네 집 사서 이사 온 새댁이구만~” 이사하고 떡을 해서 동네에 돌렸다. 경로당 할머니들이 “새댁이, 새댁이”하며 반기셔서 기분이 우쭐해졌다.(알고 보니 할머니들은 육십이 넘은 사람한테도 ‘새댁이’라고 불렀다.) “저 아래 낡은 집 고치고 들어온…”“아, 그러시구먼. 폐가 같은 집을 아담하게 잘 고쳤더군요. 집이 하도 황량해 그 길로 잘 안다녔는데, 요즘은 일부러 그 길로 다녀요. 들어와 차 한 잔 해요.” 비구니 스님 절에서는 집을 잘 고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