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권, 무엇이 문제인가’② 입양과 위탁 핏줄을 중시하는 한국사회도 점차 입양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어서, 시설에 맡겨진 아이들이나 부모로부터 방치된 아이들에게 국내입양의 기회가 제공될 수 있는 문화적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그러나 이 아이들의 권리를 가로막는 것이 있으니, 다름 아닌 ‘친권’이다. 친권자가 동의해주지 않으면 입양을 할 수 없게 되어 있는 현행 제도가 시설에 맡겨진 많은 아이들의 행복을 가로막고 있는 현실이다. 친권자 동의없어 입양대상에서 제외된 아이들 “세 번째로 입양을 한 아이는 생부가 입양동의를 하지 않고 잠적해서, 시설(생활보육기관)로 옮겨가는 시점(36개월~40개월)에서 입양진행이 어려운 상황이었어요. 시설에 간 아이들이 입양이 안되어서 가기보다는 입양대상 아동에서 ..
“살아온 이야기요? 그걸 어떻게 이야기해. 얼마나 힘들게 살아왔는지 말로 다 못해요.” 그렇게 말하며 조순옥씨는 웃는다. 쉰넷, 그의 나이다. “아직 좋은 나이야. 오십에서 육십 넘어가면 그때는 정말 달라.” 앞에 앉아있던 손님이 그의 얘기를 들으며 말한다. 머리를 만져주는 미용사 조순옥씨보다는 열 살쯤 손위 나이로 보였다. 오십이면 아직 충분히 젊은 나이라고 몇 번이고 말한다. 손님의 말처럼, 미용실을 운영하며 사람들의 머리를 해주는 그는 아직 곱다. 조순옥씨는 이제껏 자신의 나이를 생각하지 않고 살아왔다. “나는 삼십대, 사십대를 어떻게 보냈는지 정말 기억이 안 나요.” 그러나 그는 지금 지나온 세월에 대해 말하고 있다. 긴 시간이었지만, 어떻게 보냈는지 기억도 안 나는 시간. 한 순간도 헛되게 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