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페 버스정류장] “가장 행복한 날들을 위한 산책” ※ 경북 상주시 함창버스터미널 맞은편에 있는 “카페 버스정류장”.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머무는 이 까페의 문을 연 박계해 님은 저자입니다. 이번 칼럼은 4월호에도 실렸습니다. www.ildaro.com ▲ 카페 버스정류장에서 3월 22일부터 열린 전시회 포스터. © 박계해 이른 아침, 푸짐한 햇살과 산들바람이 전날의 비로 인한 눅눅함을 부지런히 걷어내고 있었다. “날씨가 한 부조 하네!” 감나무 위에 올라가 전지를 하던 옆집 아저씨가 덕담을 건넸다. 나는 정운이 어제 퇴근길에 직접 배달해 온 네 개의 화분을 현관 입구에 늘어놓으며 또 다시 키득키득 웃었다. 화분에는 축하메시지가 적힌 리본이 매달려 있는데, 각각 ‘희양분교 참교육 학부모회’, ‘희양..
[까페 버스정류장] 친구와 함께 보낸 겨울날 ※ 경북 상주시 함창버스터미널 맞은편에 있는 “카페 버스정류장”.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머무는 이 까페의 문을 연 박계해 님은 저자입니다. www.ildaro.com 그녀는 언제나 예쁜 옷과 립스틱과 매니큐어로 단장을 하고 온다. 곧 촬영을 앞둔 모델 같다. “이번에는 내 차례네요.” 우리는 언제나 카페라떼를 마신다. 한번은 그녀가 사고, 한번은 내가 산다. 그녀가 혼자 쭈뼛거리며 현관문을 들어선 것은 가을에서 겨울로 가는 어느 길목이었다. 그녀는 ‘친구 없이 혼자 오는데 용기가 필요했다’며 웃었다. 나는 ‘아이구, 용기까지 내셨어요? 오늘은 제가 친구가 돼드릴게요’ 했고 그것이 시작이었다. 그녀는 거의 매일이다시피 왔다. 우린, 처음에 서로의 과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