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진의 교육일기] 감동을 나누고 싶어하는 아이들 유학시절, 꼭 3년을 살았던 집에 처음 이사를 갔을 당시, 주인집 큰딸 쥴리엣은 초등학교 2학년이었다. 이사 온지 얼마 안 된 어느 날, 쥴리엣이 내게 “너 색깔에 대해 알아?”라고 묻길래, 장난 삼아 “몰라”라고 대답했다. 그녀는 갖가지 물건을 늘어놓고 내게 색깔을 가르쳐 주었다. 그렇게 색에 대해 배운 다음날, 우연히 다시 만난 쥴리엣은 나를 보자마자 어제 배운 걸 복습을 하겠단다. 여러 질문에 척척 대답하는 나를 보며, “너, 정말 똑똑하구나!”하면서, 쥴리엣은 자기 학생이 배운 것을 잊지 않고 잘 기억하는 걸 매우 흐뭇해했다. 복습을 다 끝내고 쥴리엣이 내게 물었다. “그럼, 너 시계는 볼 줄 알아?” 불어로 시간 읽는 방법이 얼마나 복잡한지 너..
이번 주는 방학이었다. 우리는 여름과 겨울, 한 주씩 방학을 하고 있다. 이번 휴가는 집에서 한가하게 책을 읽으며 보냈다. 밀쳐놓았던 것들도 마저 보고, 또 불현듯 생각난 것들을 두서없이 펼쳐보기도 하며…. 아이들과 왁자하니 보내는 시간도 활기차서 좋지만, 가끔씩은 이런 고요함도 좋다. 그 가운데 하나는 ‘칼릴 지브란’의 단상을 책 머리에 인용하면서 시작하고 있었다. “내가 해봐서 알아” 자기 판단을 주입하는 어른들 많은 사람들이 선망하는 직업인, 법조인 여성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녀는 당시 5학년인 아이를 자신의 판단대로 이끌고 싶을 때는 이렇게 말한다고 했다. “엄마가 해봐서 알아. 엄마가 한 대로 하면 성공한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어서 너한테 이렇게 하라는 거야! 그 길을 잘 알고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