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연습 (24) 프랑스 17세기 납골당 앞에서 의 저자 이경신님의 연재 ‘죽음연습’. 의료화된 사회에서 '좋은 죽음'이 가능한지 탐색 중이며, 잘 늙고 잘 죽는 것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자 합니다. 지난 해 여름, 프랑스 서북부 지역을 여행하다가 아주 우연히도 17세기 납골당(L'ossuaire)을 두 차례 본 적이 있다. 한번은 미니악-수-베슈렐(Miniac-Sous-Bécherel) 지역 둘레길을 걷다가 한 성당 울타리 안에서 쉴 때였다. 또 한번은 랑데르노(Landerneau)라는 도시를 지도 한 장 없이 배회하며 두리번거리다가 딱 마주쳤다. 이렇게 오래된 ‘납골당’은 직접 본 것도 처음이었지만, 내게는 참으로 낯선 무엇이었다. 수백 년 전 유럽 납골당의 풍경 ▲ 미니악-수-베슈렐의 셍 피에르 성당..
여성주의 저널 일다 www.ildaro.com [죽음연습] 10. 죽음에 대한 공포 의 저자 이경신님의 새 연재 ‘죽음연습’. 필자는 의료화된 사회에서 '좋은 죽음'이 가능한지 탐색 중이며, 잘 늙고 잘 죽는 것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자 합니다. 인간은 죽음에 대한 공포가 있다. 그것이 죽는 순간의 고통에 대한 것이건, 자기 존재의 소멸에 대한 것이건, 대개는 죽음을 떠올리면 감당하기 힘든 공포의 무게로 짓눌려지는 듯하다. 내가 죽음을 두려워하는 까닭은 죽어가는 동안의 괴로움, 죽는 순간의 고통이 연상되기 때문이다. 내 육신이나 영혼이 사라진다는 생각은 오히려 무서움보다는 어떤 현기증을 불러일으킨다. 이 세상에서 나란 존재가 영원히 증발된다는 상상을 해보는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어지러움으로 속이 울렁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