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순을 극복할 힘을 얻다 (정보름) 10주년 기획 “나의 페미니즘”. 경험을 통해 여성주의를 기록하고 대안담론을 만듭니다. 이 연재는 한국여성재단 성평등사회조성사업 기금의 지원을 받습니다. - www.ildaro.com 애증의 존재, 아버지 이라는 시가 있다. “밖에선 / 그토록 빛나고 아름다운 것 / 집에만 가져가면 / 꽃들이 / 화분이 // 다 죽었다” (진은영, 「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중) 볕도 잘 안 드는 단칸방에 다섯 식구가 따닥따닥 붙어살던 시절, 내 인생의 첫 모순은 아버지였다. 재료만 있으면 잡다한 장식품부터 커다란 책장까지 이것저것 뚝딱 만들고, 트로트부터 팝송까지 시원시원 잘 부르는데다 온갖 친구들이 주변에 모여드는 좋은 사람. 책에서 찍어낸 것처럼 멋들어진 손 글씨를 쓰고 모나미..
실화를 바탕으로 구성한 장 주네의 희곡 장 주네의 희곡 은 소외된 여성들의 매혹적인 전복을 그리고 있다. 두 하녀 끌레르와 쏠랑주는 자매로, 자신들을 지배하는 마담을 미워하고 질시한다. 두 하녀의 소원은 마담을 살해하는 것이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마다 실패하고 만다. 지배계급인 마담의 권위에 저도 모르게 억눌려, 계획을 제대로 실행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 희곡은 소외된 자들의 욕망을 열정적으로, 한편으로는 권위에 억눌리는 것으로 그렸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그 외에 등장인물이 세 명이며, 세 명 사이의 심리적 긴장감을 연출가들이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에서도 다수 공연된 바 있다. 은 프랑스에서 실제로 일어난 파팽 자매 사건을 바탕으로 구성됐다. 1933년 2월, 프랑스의 한적한 시골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