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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연습>16. 자살하고 싶은 마음, 자살할 수 있는 능력

<철학하는 일상>의 저자 이경신님의 칼럼. 필자는 의료화된 사회에서 '좋은 죽음'이 가능한지 탐색 중이며, 잘 늙고 잘 죽는 것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자 합니다. www.ildaro.com 


-토머스 조이너의 저서 <왜 사람들은 자살하는가?> 
 
돌이켜보면, 지금껏 살아오면서 자살을 생각했던 적은 단 한 번밖에 없었다. 20대 초반 연애에 실패한 후 ‘죽어버릴까?’하고 잠시 생각하긴 했지만, 실제 행동으로 옮기지는 못했다. 자살 방법을 궁리하다 보니 자살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심리학자 토머스 조이너(Thomas Joiner)는 <왜 사람들은 자살하는가?>(황소자리, 2005)에서 자살에 성공하려면 무엇보다도 자해능력을 습득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고통, 부상, 폭력을 반복적으로 겪다 보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무뎌지고 스스로를 죽음에 이르게 할 만큼 대담한 자해능력이 생기게 된다. 문신, 폭력, 약물주사 남용처럼 고통에 익숙해지는 경험이나 고의적인 자해를 되풀이해 온 사람들은 그런 경험이 없는 사람들에 비해 자살할 위험이 더 크다고 한다.
 
그렇다면 단순히 자살하고 싶다는 마음만으로는 자살을 실행에 옮기기도, 자살로 사망하게 되기도 어렵다. 당시의 나 역시 자살하고 싶은 욕망은 있었지만 확실히 자살할 능력은 없었다.
 
남성자살자 수가 여성자살자보다 많은 이유
 
자해능력이 있는 사람이 자살에 성공한다고 보는 이론은 특히 자살과 폭력의 연관성에 주목한다. 이 이론은 남성자살자의 수가 여성자살자의 수를 앞지르는 까닭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남성이 여성보다 생물학적으로도 더 충동적이고 더 폭력적일 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적으로도 폭력 문화에 더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남성이 여성보다 더 많이 자살에 성공한다고.
 
실제로 자살 기도에 있어서는 여성의 수가 남성의 수를 현저히 앞지른다. 그러나 정작 자살로 죽는 사람은 남성이 여성보다 훨씬 많다. 이처럼 성별에 따른 자살률과 자살기도율의 차이가 흥미롭다. 통계적으로, 중국을 제외한 세계 모든 나라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자살할 확률이 더 높다고 한다.
 
여성이 임신 중에 세로토닌 수치가 올라가서 자살률이 감소한다는 정도의 연구가 있긴 하지만, 폭력성이나 충동성에 있어 남녀 유전적, 생물학적, 생리적 차이에 대한 주장들이 얼마나 설득력이 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럼에도 폭력과 관련한 사회문화적 성별 차이는 남녀 자살률의 차이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남성은 여성보다 몸싸움을 비롯해서 권투, 격투기, 축구와 같은 거친 운동, 암벽등반, 윈드서핑, 산악자전거와 같은 극한 스포츠에 더 노출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총기를 다룰 기회도 더 쉽게 주어진다. 따라서 남성이 여성보다 치명적인 자해능력을 습득하기가 쉬워서 자살에 성공할 확률이 높을 수 있다.
 
그리고 폭력적인 사회 문화에 젖어 있는 남성은 여성보다 더 폭력적이고 치명적인 자살방법, 즉 확실하게 죽음에 이를 수 있는 방법을 택할 수 있다. 여성이 남성보다 자살을 더 많이 시도하는 데도 불구하고 남성자살자의 수가 여성자살자의 수보다 웃도는 이유를 사람들은 여기서 찾곤 한다. 여성자살자가 흔히 사용하는 자살 방법은 약물과다복용, 독극물 중독인 데 반해, 남성자살자는 대개 목을 매달아 죽거나 (총기를 포함한) 위험한 무기를 사용해서 돌이킬 수 없는 자살 방법을 택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자살 사례 가운데 특이하고 드문 것으로 타인을 살해한 후에 자살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살해 후 자살’은 대부분 남성자살자에 의해 저질러진다. 나이든 남성이 돌보고 있던 배우자를 살해한 후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가 그러하다. 배우자가 병들었거나 거동이 불편할 경우 배우자를 살해하고 자살하는 여성은 거의 없다는 점을 주목한다면, 이 같은 자살 역시 남성의 폭력성과 관련 지어 이해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타인에게 짐이 된다는 ‘자기부정’
 
자해능력이 있다고 모두 다 자살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왜 자살을 기도하는 걸까? 토마스 조이너는 인간의 욕망과 관련해서 자살을 이해하려고 시도한다. 두 가지 강력한 욕망이 충족되지 않는 사람은 자살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 두 가지 욕망 중 하나는 타인에게 인정받고 도움이 되고 타인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은 욕망이며, 또 다른 하나는 타인과 관계 맺고 그 관계망에 속하고 싶은 욕망으로 정리해볼 수 있다.
 
타인으로부터 단절되고 싶지 않은 욕망을 고려한다면, 남성보다 관계지향적인 여성이 자살을 시도하면서도 대개 치명적인 자살법을 동원하지 않는 까닭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정말로 죽기보다는 자신이 힘든 데도 돌아봐주지 않는 타인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거나,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들이 힘든 자신에게 사랑과 관심을 가지고 도와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나만 해도, 자살을 생각했을 때조차 정말로 죽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사실은 화가 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자신이 불필요하고 한심한 존재라서 다른 사람들에게 무거운 짐이 될 뿐이라면서 자신이 죽어 타인에게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사람은 이미 자살을 향해 훌쩍 다가서 있다고 봐야 한다.
 
일본의 2012년 통계에서 자살자의 64.5%가 환자였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배우자를 비롯해 다른 사람의 돌봄을 받고 있고 받을 수밖에 없는,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이라면 가족의 심리적 부담, 경제적 짐을 덜어주기 위해 자살하기 쉽다. 사업 실패로 인한 경제적 무능력자, 부모님의 기대에 미칠 수 없다고 느낀 어린이, 청소년 등, 우리는 매스컴을 통해 가족에게 짐이 된다며 자살 시도를 감행한 경우를 심심찮게 전해 듣는다. 가부장 사회의 남성, 즉 가족의 경제적 책임을 혼자 져야 한다고 내면화한 가장은 가족의 경제적 부양에 실패할 때 자신을 불필요하고 무용한 인간으로 간주해 자살로 치닫기 쉽다.
 
또 아시아 국가의 여성들이 선진 국가들의 여성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살률이 높은 이유도, 여성을 남성보다 열등하게 취급하는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여성들의 자긍심이 낮아 ‘자기부정’이 쉬운 데서 찾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여성과 남성의 자살 성비는 남성 4명 대 여성 한 명으로 나타나는데, 아시아 국가의 자살 성비는 1.4명에서 2.6명 대 한 명이다. 우리 나라만 해도 남성 2.27명 대 여성 1명이라고 한다.
 
소속감의 상실, 사회에서 고립된 사람들
 
토머스 조이너는 타인에게 짐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치명적인 자해능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강한 소속감을 가지고 있다면 자살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소속감이 없다면 어떨까? 그만큼 자살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볼 수 있다.
 
소속감이 있다는 것은 인간관계의 망 속에 자신을 결부시키고 있다는 것과 통한다. 그래서 갑작스레 배우자를 잃는 경우나 홀로 외롭게 살아가는 사람이 자살 충동에 빠지는 것은 놀랍지 않다. 자녀가 있는 여성보다, 또 임신 중인 여성보다 아이가 없는 독신 여성의 자살률이 더 높고, 자녀가 많은 여성일수록 자살률이 낮아진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또 인간의 연대의식이나 소속감에 대한 갈망이 얼마나 큰지 동반자살에서도 그래도 드러난다. 부부나 연인, 인터넷 자살 사이트에서 만난 사람들 등, 이들이 비록 고립감, 단절감 때문에 자살기도를 하는 순간조차 함께 죽을 수 있는 동반자가 있기를 바란다는 것이 슬프다.
 
사회적으로 고립되어 외로움을 느끼고 있는 사람이라면 자살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봐야 한다. 그래서 주변에 스스로를 고립시키면서 타인의 도움조차 거절하는 사람이 있다면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작년에 자살률이 조금 낮아지긴 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 가운데서는 자살률 1위를 수 년간 지켜왔고, 급기야 2010년에는 세계 자살률 1위에 오른 한국, 지금 우리는 지구상 그 어느 곳보다 자살이 횡행하는 땅에서 살아가고 있다. 자살이 폭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면, 우리 사회에 그만큼 폭력 문화가 만연해 있다는 뜻일 수도 있다.
 
게다가 다른 나라에 비해 이 땅의 여성자살자 비율이 높다면, 다른 사회보다 여성이 살기 어려운 곳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여성이 자살하는 정확한 이유를 찾진 못했지만, 적어도 여성에 대한 성적 학대나 성폭력이 줄어든다면 여성자살자도 그만큼 줄어들 것이다. 성적 학대나 성폭력을 반복적으로 경험한 여성은 자기부정과 고립감에 시달리고, 스스로에게 해를 가할 뿐만 아니라 자살 기도를 되풀이하게 되어 결국엔 자살로 인생을 접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들 하지 않는가.
 
이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지금 내가 누군가를 고립시키거나 소외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짐짝 취급하면서 자기부정에 시달리는 사람은 내 주변에 없는지, 마음을 열고 주위를 둘러봐야 마땅하리라. 그렇지 않으면, 이 사회의 높은 자살률에 대한 책임을 어찌 면할 수 있을까? ▣ 이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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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필사진 어이없네 "배우자가 병들었거나 거동이 불편할 경우 배우자를 살해하고 자살하는 여성은 거의 없다는 점을 주목한다면, 이 같은 자살 역시 남성의 폭력성과 관련 지어 이해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저기요, 요즘 애들 죽이고 자살하는 케이스가 여자들한테어 엄청난데 그건 뭐에요? 이건 폭력성과 관련이 없고 모성이에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7.05.04 04:55 신고
  • 프로필사진 2sul 편향적으로 작성된 잘못된 글이라고 생각해서 지적합니다.
    "일단 자살기도에 있어서 여성의수가 남성의수를 현저히 앞지른다.그러나 정작 자살로 죽는 사람은 남성이 여성보다 훨씬 많다."
    라는 부분이 참 웃기네요.
    자살시도의 수는 자살율이 낮을수록 높아지는게 정상인겁니다.이미 죽은 사람이 자살시도를 하진 않을테니까요.

    그리고 여성보다 무려 두배이상 높은 남성의 자살율을 사회적 문제가 아니라 성별에 따른
    폭력성의 차이로 포장하고,반대로 낮은 여성의 자살율은 뜬금없이 세계와 비교된 통계를 들고와서
    여자가 살기 힘든 대한민국으로 포장하는것도 굉장히 눈살이 찌푸려지네요.

    통계청자료에 의하면 실질적인 자살성비에서 10대와 20대의 남녀성비차는 고작 1.3배밖에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연령대가 늘어날수록 남녀의 자살성비차이는 점점 커져서 60대이후에는 무려 3.5배에 달하게되죠.
    10대와 20대가 가장 폭력적이고 충동성이 강한 나이인데,성장과정과 폭력성이 문제라면 왜 각 구간이 동일하게 두배가 아니라
    연령대에 따라서 아주 극심하게 차이가 벌어질까요.

    결국 이건 말도안되는 폭력성같은 헛소리가아니라,실질적으로 2~30대 이후 사회에 진출하고 나서
    노령에 이르기까지 남성들이 받는 스트레스나 정신적 무게감,사회적 고립감이 여성에 비해 훨씬 더 커진다는걸 뜻할 가능성이 훨씬 높습니다.
    이 글에서 당신이 말했듯 자살은 여러가지 사회적문제가 가장 큰 원인인데
    어째서 남성자살율이 높은 근거는 오직 폭력성이고
    여성의 낮은 자살율은 대한민국이 여자가 살기 힘든 나라여서 입니까.

    그리고 여성은 세계와 비교해서 유럽보다 훨씬 많은 자살율을 갖기때문에
    대한민국이 여자가 살기 힘든 나라라고 말하셨는데
    ("게다가 다른 나라에 비해 이 땅의 여성자살자 비율이 높다면, 다른 사회보다 여성이 살기 어려운 곳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

    마찬가지로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전세계 여성기준 대한민국의 자살순위는 6위인 반면
    남성의 자살순위는 세계 4위로 더 높습니다.
    결국 남자나 여자나 상관없이 대한민국은 자살하기 딱 좋은 나라이고,살기 힘든 나라입니다.
    그런데 폭력성때문에 남자의 자살율이 여자보다 두배가 높다구요? 웃음밖에 안나오네요.

    저는 솔직히 이런글을 보면,굉장히 화가 납니다.
    사실상 통계를 악용해서 자기생각만 부각시키는 쓰레기같은 선동글이 아니라면,이게 도대체 무엇입니까.
    못배운 사람이 의사처럼 사람을 살리려고 하면 그건 살인자와 다를게 없습니다.
    지식도 마찬가지입니다.통계를 인용할꺼면 훨씬 더 객관적으로 생각하고 더 많은 통계를 확인하고 합리적으로 글을 쓰세요.
    통계는 그쪽의 개인적주관을 돋보이게 하기위한 도구가 아닙니다.
    저널이 아니라 차라리 일기를 쓰시던가요.
    2017.06.16 16:5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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